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결국 차세대 전기차 EV6의 온라인 예약을 막기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 동시에 EV6 생산 일정을 당기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영업직와 생산직 모두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지만, 오히려 소비자 선택을 받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기아차지부 판매지회는 서울 압구정동 사옥에서 항의 집회도 열었다. 이들은 EV6 인터넷 사전예약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회사 측은 7월 출시할 EV6의 온라인 예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은 만큼 초기 붐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가 사전계약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도 요인이다.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모두 소진되기 전 가망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노조는 EV6의 온라인 예약이 온라인 판매로 확대돼 영업직에 고용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노사 단체협약을 위반했다고도 주장한다. 밥그릇을 뺏길 수 없다는 게 본심이다.
성능도 기대된다. EV6는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500㎞ 이상, 4분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100㎞ 확보,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까지 걸리는 시간) 3초 등의 강력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라면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예약을 하고 싶기 마련이다. 요즘 시대에 인터넷 예약도 못하게 한다면, 어떤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까.
생산은 당겨서 생산직 일자리를 지켜주고, 인터넷 예약은 받지 말고 영업직 일자리를 지켜달라는 것이다.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노조가 일자리를 지키려는 노력 자체는 이해할 만하다. 다만, 변화를 거부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테슬라는 국내에서 인터넷으로만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국내에서 모델3 등을 1만 대 넘게 팔았다.
경쟁에서 뒤처지면 지킬 일자리조차 없어진다는 사실을 노조가 받아들이는 것이 우선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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