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의 추억…H&M 이어 나이키 불매 나선 중국 [강현우의 트렌딩 차이나]

입력 2021-03-26 15:19   수정 2021-04-25 00:02


중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문제에 우려를 표명한 외국 기업들에 '사드 보복' 식의 보이콧을 벌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민들의 자발적 행동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유럽연합(EU)와 영국에 잇달아 제재를 가하면서 불매운동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H&M과 나이키 등 과거 위구르 소수민족을 강제노동에 투입해 생산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기업들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아디다스, 버버리, 캘빈클라인, 자라, 유니클로, 뉴발란스, 컨버스 등 과거 비슷한 성명을 냈던 기업들을 찾아내 '블랙 리스트'에 추가하고 있다. 자라 브랜드를 보유한 스페인의 인디텍스는 신장 관련 성명을 홈페이지에서 내리기도 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인 텐센트는 모바일 게임인 ‘왕자영요’에서 버버리와 협업해 선보였던 의상(스킨)을 제거했다. 또 텐센트가 운영하는 e스포츠 리그 ‘레전드 프로 리그’도 홈페이지에서 나이키의 로고와 상품을 내리고 나이키와의 파트너십을 중단했다. 중국 프로축구팀 상하이 선화는 전날 나이키 로고가 없는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는 선수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나이키는 프로축구리그 스폰서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불매운동에 대해 "개별 기업이 거짓 정보를 바탕으로 신장 면화 사용을 중단하는 상업적 결정을 내린 것에 중국 소비자들이 이미 실제 행동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자발적 움직임이라는 주장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 일반 국민은 일부 외국 기업이 한편으로는 중국의 밥을 먹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밥그릇을 깨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EU, 영국 등이 최근 신장 지역에서의 인권 탄압에 대해 중국 관리와 단체를 동시다발적으로 제재한 데 대해 중국이 보복성 제재를 가한 것이 불매운동의 시발점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은 "주권과 이익을 심각히 침해하고, 악의적으로 거짓말과 가짜정보를 퍼뜨렸다"고 제재 이유를 댔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영국 기관 4곳과 개인 9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지난 22일에는 EU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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