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다니는 아이들 보며 봉사해야겠단 다짐" 언택트 봉사단 공모전 대상 이충현 씨

입력 2021-03-31 14:54   수정 2021-03-31 14:55

[한경잡앤조이=이진이 기자/김희연 대학생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대학가의 봉사활동이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충북대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기준으로 언택트 봉사단 공모전을 활용해 시범운행을 진행했다. CBNU U-GO 봉사단은 비대면 시대 속에서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을까. 공모전 참가자 중 유일한 공과대학 소속이자, 대상을 수상한 이충현(기계공학·26) 씨를 만나봤다.

그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작년 초에 참가한 ‘Art Sharing’ 프로젝트와 벽화 그리기를 진행했던 ‘모로코리아(@morocorea)’ 프로젝트가 추후 직접 기획한 U-GO 봉사에 큰 도움이 됐다”며, 공모전 기획의 시초가 된 한 프로젝트 이야기를 들려줬다.



‘Art sharing’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군대 전역 후 인도 배낭여행을 하던 중, ‘soul painting(@soulpainting_org)’이라는 테마로 세계여행을 다니는 예린 님을 만나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 후 작년 겨울, SNS를 통해서 예린 님이 기획한 ‘Art Sharing’ 프로젝트를 보게 됐다. 배낭여행 당시 찢어진 옷을 입고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 감사하게도 흔쾌히 수락해줘서 다음날이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에 미팅하러 갔다. 그렇게 나를 포함한 3명은 2주 동안 스리랑카의 학교 세 곳을 돌아다니면서 봉사를 무사히 마쳤다.”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한 학교에서 연을 만들고 날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선생님, 학부모 그리고 우리까지 모두가 운동장을 뛰어다니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 동네를 산책하는데, 아이들이 지붕 위에서 열심히 연을 날리는 모습을 봤다. 하지만 꼬리와 날개가 떨어지거나 찢어져 연이 잘 날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머무는 동안 항상 가방에 칼과 테이프를 챙겨 아이들의 연을 바로바로 수리해줬다. 이처럼 나의 작은 노력이 다른 사람에게 큰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뿌듯했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언택트 봉사 콘텐츠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가한 계기는 무엇인가
“앞서 말한 봉사는 이미 계획된 프로젝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참여한 것이다. 그래서 전공이 기계공학인 만큼, 아이들에게 과학 교구를 활용한 수업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다만 처음으로 거의 혼자서 계획부터 진행까지 맡다 보니 심적으로 막막했다. 또한 스리랑카 학교에 미리 연락을 해놓은 상태여서 혹여 공모전에서 떨어지면 아이들에게 헛된 희망을 불어넣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됐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반드시 새로운 경험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다.”

공학과 예술 부분 콘텐츠를 나눠 진행했다
“먼저 공학 부분은 평소 진행해보고 싶었던 콘텐츠이자,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는 예술보다 접근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 계획하게 됐다. 다만 저학년이기 때문에 쉬운 수준의 키트인 ‘글라이더 만들기’를 선택했다. 단순히 조립만 해보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가 나는 원리와 종류도 알 수 있도록 대형 포스터를 함께 만들어 보냈다. 한편 예술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그림과 충북대의 마스코트인 우왕이를 색칠해볼 수 있도록 도안을 준비했다. 더불어 @soulpainting_org 님의 후원으로 스리랑카 도안의 소울팔레트를 보내 수채화 미술 시간을 가졌다.”



어떻게 운영됐는지 과정을 알려 달라
“교내 전용 스튜디오에서 전문 방송 장비를 가지고 ZOOM과 유튜브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했다.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싶었는데, 스리랑카 학교 교실에는 컴퓨터 등 전자기기가 구비돼 있지 않다. 따라서 현지 선생님이 미리 녹화된 수업 영상을 보고 익힌 다음 직접 진행했으며, 우리는 영상 통화를 통해 참관하는 형식으로 이어나갔다. 만약 추가로 전달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휴대폰으로 연락해 아이들이 조금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직접 소통하며 가르칠 수 없었지만, 아이들이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U-GO 봉사단의 시범운영을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화면 너머에서 아이들이 밝게 웃고 진심으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그간의 노고가 풀리는 것 같았다. 주변에서 지켜봤던 이들도 다음에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참여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았다. 이렇게 시범운영이 일반 학생들에게 봉사에 대한 참여와 관심을 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 반면 운영 기간에 맞춰 활동하느라 내용이 튼실하지 못했던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또한 해외로 교구들을 보낼 때, 스리랑카 항공편이 드문 탓에 택배비용과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다양한 것을 담아 보낼 수 없었던 점이 아쉽다. 나중에 다시 하게 되면 후원해줄 수 있는 분들을 찾아 같이 진행하고 싶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상황이 좋아지면 최대한 빠르게 나만의 팀을 갖출 예정이다. 그리고 스리랑카에서 만났던 아이들이 졸업하기 전에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전공인 기계공학 전공을 살려 과학의 원리를 설명해주는 수업을 진행한다면 더욱 값진 시간이 될 것 같다. 더불어 직접 교구를 제작하고, Arduino 수업과 같은 프로그래밍 수업을 구성하고 싶다. 이처럼 폭넓은 기회를 제공해 아이들이 꿈꾸는 미래가 다양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봉사에 관심 있는 대학생에게 한 마디
“봉사는 본인의 가치관 정리부터 시작해서 이타적인 삶의 즐거움까지 배울 수 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타인을 도우면서 본인도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용기를 가지고 주변 가까운 곳에서부터 봉사를 시작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과 타인을 돕는다는 행복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받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를 통해 본인 또한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zinysoul@hankyung.com
[사진 제공=이충현 씨]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