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열풍'이 완성차업계를 넘어 렌터카업계로 옮겨붙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5'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기차 보조금이 조기 마감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자 빠른 출고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는 신차 장기렌터카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주문이 몰리자 SK렌터카는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해 제조사와 협의에 나섰다. 롯데렌터카도 지난달부터 진행 중인 전기차 사전예약 프로모션이 인기를 얻자 이달 말까지 행사를 연장했다.
신차 장기렌터카 상품이 인기를 얻는 건 '빠른 출고'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은 출고 순서대로 이뤄진다. 사전예약 순번에서 밀리면 보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아이오닉 5가 사전예약에서만 4만 대 이상 계약되면서 '보조금을 못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기차 수리비 부담도 없다. 월 렌털료에 이미 차량 정비료, 보험료 등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계약 만료 후엔 차량을 렌터카업체에 반납할 수 있어 중고차 가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렌터카업계 관계자는 "보통 신차 출시 2~3년 이후 중고차 가격이 형성된다"며 "전기차 중고시장은 아직 초기라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할 수 있는데, 장기렌터카는 고객이 반납하면 회사가 중고차 매각 절차를 모두 책임진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고객을 겨냥한 상품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SK렌터카는 최근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약 1000억원을 친환경 자동차 구매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렌터카 상품을 충전 서비스와 연계해 월 렌털료만 내면 충전료를 무제한 지원하는 'EV올인원' 상품도 내놨다.
롯데렌터카도 올해 전기차 계약 목표를 작년의 2배 수준인 4000대로 잡았다. 전기차 구매를 위해 1100억원 규모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도 계획하고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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