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통큰 베팅' 나선 한화…"에어택시 365조 시장 선점"

입력 2021-03-29 17:42   수정 2021-04-06 18:33


한화시스템이 미국 오버에어 등 해외 업체 세 곳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급성장하는 에어택시 및 인공위성통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조기에 상용화하려면 선제적이고 과감한 인수합병(M&A)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에 이어 항공우주산업을 핵심 신사업동력으로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경쟁 치열해진 에어택시
한화그룹이 오버에어 인수를 본격적으로 추진한 건 올초부터다. 그룹의 방산·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월 오버에어 지분 30%를 취득했다. 개인항공기(PAV) 개발업체인 오버에어는 수직 이착륙기 전문업체인 카렘에어크래프트에서 분사한 기업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분 취득 후 개발자들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오버에어 본사에 대거 파견했다.

오버에어는 도심항공교통(UAM) 에어택시 기체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오버에어가 보유한 원천기술을 100% 활용할 수 있어야만 에어택시 조기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봤다. 에어택시 시장은 항공 업체와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는 지난해부터 에어택시 기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 등 자동차 기업도 전기차 기술을 앞세워 에어택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UAM 시장이 2026년 1560억달러(약 177조원)에 이어 2040년 1조4740억달러(약 167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30.4%에 달한다.

업계는 에어택시의 상용화 시점을 2025년께로 예측하고 있다. 2030년부터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4년까지 기체를 개발하고, 2025년 에어택시 시범 운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버에어에 대한 최종 인수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IFUS)와 산업보안국(BIS) 허가를 거친 뒤 마무리된다.
저궤도 위성통신도 주력
한화그룹은 미국 인공위성 전문업체와 캐나다 드론·안테나 업체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인공위성 시스템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이 군사용 위성통신 및 레이더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저궤도 위성통신 분야에서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궤도 통신위성은 지표면에서 500㎞가량 떨어진 곳에 있어 통신속도가 다른 위성에 비해 빠르다. 저궤도 위성을 활용하면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통신 지연이 없는 5세대(5G)·6세대(6G) 이동통신이 가능해진다. 모건스탠리는 저궤도 위성 통신서비스 시장이 2040년까지 연평균 3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에어택시가 상용화하면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서비스가 필수라는 것이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 곳 투자에 7000억원 소요
해외 업체 세 곳에 대한 인수 작업은 비밀리에 이뤄졌다. 한화그룹 최고위층에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진은 수시로 인수 관련 보고를 받고 현안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를 겸직하기로 했다. 항공우주 사업의 핵심 축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사내이사를 겸하면서 경영 일선에 참여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지난달 7일 출범한 스페이스 허브의 초대 팀장도 맡고 있다. 스페이스 허브는 그룹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우주 관련 핵심 기술을 한데 모은 태스크포스(TF)다.

해외 업체 세 곳에 대한 전체 투자 규모는 7000억원가량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시스템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5398억원)을 웃돈다. 한화시스템이 올 상반기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한 것도 사업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화시스템은 이 중 7000억원을 오버에어 인수 등에 투입하고, 나머지 자금은 시설투자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강경민/김진성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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