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재고 달랑 사흘치…중소 공사현장 멈추나

입력 2021-03-29 17:44   수정 2021-03-30 01:19

최근 강원 동해·삼척·영월·강릉과 충북 단양·제천 등 전국 시멘트 공장엔 시멘트 운송차량인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들이 시멘트를 먼저 받기 위해 10~20대씩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시멘트업체 물류 및 영업 담당자는 “시멘트 좀 달라”는 레미콘업체들의 요구로 전화통에 불이 날 정도라고 한다. 시멘트업계가 때아닌 공급난에 빠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됐던 건설 공사가 올 들어 본격화되면서 시멘트 재고가 바닥나 골조 공사 등이 중단될 위기에 빠진 것이다.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전체 시멘트 보유량(재고)은 약 51만t이었으나 29일 30만t으로 급감했다. 작년 3월 말 재고(120만t)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수치다. 하루 생산량(15만t)보다 출하량(20만t)이 더 많아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서다. 시멘트업계는 이번주 재고가 바닥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멘트업체는 보통 저장능력(210만t) 대비 최소 60% 이상을 재고물량으로 확보해 놓지만 현재 일부 대형 업체는 10%도 남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시멘트 운송 차주는 “3월에 이렇게까지 시멘트 받기가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시멘트를 공급받아 모래 자갈 등 골재와 물을 섞어 레미콘을 만드는 레미콘업체와 건설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시멘트 부족으로 건설 현장에 레미콘 납품이 중단되면 골조 공사 현장이 올스톱되기 때문이다.

시멘트 가격이 오를 조짐도 보이고 있다. 시멘트업체들은 작년 12월 t당 시멘트 가격을 7만5000원에서 최대 8만2000원까지 9%가량 올릴 것을 통보했지만 레미콘업체들이 거절한 상태다. 레미콘업체 사장은 “이렇게 시멘트가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면 시멘트사들이 ‘현금 결제’ 조건을 내걸거나 가격을 높여 주는 곳에 먼저 물량을 공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품귀 현상은 지구온난화로 겨울 날씨가 예년보다 따뜻해진 영향으로 지난 1~2월 비수기에도 건설 현장이 정상 가동되면서 예상보다 수요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시멘트 업체들이 생산 설비 보수작업에 나선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쌍용C&E,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은 다음달까지 설비 보수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보수기간에 시멘트업체의 생산 능력은 평소에 비해 10~30%가량 줄어든다.

한 레미콘업체 사장은 “이른 시일 내 수급을 정상화하기엔 역부족”이라며 “대형 건설 현장 위주로 시멘트 물량이 먼저 배정될 가능성이 높아 지방의 소규모 건설 현장엔 레미콘 공급이 안 돼 건설 공사가 중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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