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도 관둔다…개발자 몸값 상승에 퇴근후 코딩학원으로

입력 2021-03-30 07:37   수정 2021-03-30 09:59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연차가 쌓일수록 보람도 없고…더 늦기 전에 이직하려고요."
공기업 5년차 직장인 강모씨(30)는 지난 2월 온라인 코딩학원에 등록했다. 매일 퇴근 후 강의를 듣고 문제를 푸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3시간. 대학생 때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했던 강씨는 "학교 다닐 때는 개발자 대우가 좋지 않아 꿈을 포기하고 안정적인 공무원을 선택했는데, 이제와보니 그때 계속 코딩 공부를 하지 않은게 후회된다"며 "이제라도 다시 공부를 시작해 이직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한 종사자는 최근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이직에 성공했다. 그는 "빠르게 진로를 바꿔서 자바 웹 개발 공부를 시작했고 지난해 연봉 2000만원대 IT 기업에 들어갔는데 올해 연봉이 3000만원대로 올랐다"며 "조금 더 경력을 쌓은 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더 큰 회사로 이직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IT 업계 호황에 비전공자도 "개발자 이직 관심 폭증"
최근 IT 업계가 코로나19 비대면 수요 증가에 호황을 누리면서 '개발자'로 변신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인터넷·게임 등 비대면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개발자 몸값이 나날이 치솟고 있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코딩교육 스타트업 코드스테이츠에서 모집 중인 다음달(4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트캠프 수업 '위윈(Wewin) 코스'는 이미 마감됐다. 이 코스는 수강료 없이 무료로 교육 과정을 수강하고 취업에 성공하면 수강료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최근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수업은 100%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대부분 프로그래밍을 배운적이 없는 '초보'들을 위한 코스다. 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수강생 가운데 비전공자 비율이 88%에 달한다. 김인기 코드스테이츠 대표는 "올 1분기 지원자 수는 전년 대비 5배 가까이 급증할 정도로 최근 개발 직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1년새 확 달라진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중소기업부터 네이버와 같은 대기업에서까지 개발자 인력에 대한 문의를 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비공개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글로벌 사업을 하면서 개발자에 대한 필요가 커지고 있지만 원하는 인재 수급이 안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수강생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1분기 20명 남짓하던 코드스테이츠 직원들은 1년 만에 70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올해 100여명의 직원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IT 업계에서 구인, 구직 양측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회사도 함께 확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학원 수강 외에도 현직 개발자를 찾아 과외를 받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5년차 중소기업 웹 디자이너로 근무 중인 A씨는 "월 30만원씩 과외비를 부담하고 현직 개발자로부터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배우고 있다"며 "조금 비싸지만 채용 정보도 얻을 수 있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신입사원에 1억 스톡옵션...없으면 키워서 쓰겠다"
최근 IT 개발자로 뛰어드는 직장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개발자 몸값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IT 분야뿐만 아니라 금융, 미디어, 유통, 운송, 의료 등 사실상 대부분의 업종에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닷컴열풍 이후 20년 만에 대호황기가 도래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개발자 구인난에 허덕이는 IT 업계에선 대규모 공채와 매력적인 연봉 조건을 내걸고 '개발자 모시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네이버는 올해만 개발자 900명을 채용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1999년 회사 설립 이래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지난해 600~700명 대비 무려 50% 많은 규모다. 최근 공채 폐지 흐름과 달리 신입과 경력직 모집을 정례화하고 비전공자들을 위한 개발 교육 프로그램 과정도 신설했다.

카카오커머스 역시 최근 신입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제공하는 채용 혜택을 내놓았다. 경력 개발자의 경우 여기에 500만원 추가 보너스를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달 IT 업계 연봉 인상의 신호탄을 쏜 넥슨도 최근 세 자릿수 규모의 개발자 특별 수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상반기 신입·경력직원도 공채와 별개로 진행된다.

기업 곳곳에서 '싹쓸이 채용'이 잇따르자 구직자 외에도 직장인 중심으로 개발자 이직 열풍이 불고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인 프론트엔드(Front-End)와 백엔드(Back-End) 개발자도 수백명씩 뽑아가는 기업이 있다"며 "대기업이 전방위적으로 개발자를 싹쓸이 하다보니 정작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는 초기 단계의 개발자를 점점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고, 인력 시장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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