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뺨맞은 中, 日에 화풀이…4조짜리 반도체M&A 결국 좌초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1-03-30 08:16   수정 2021-03-30 08:56



세계 1위와 12위 반도체 장비업체의 인수·합병(M&A)이 끝내 무산됐다. 미국의 수출규제에 중국이 반독점법을 내세워 어깃장을 놓자 일본 반도체 기업이 유탄을 맞았다.

세계 1위 반도체 장비회사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29일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의 인수를 포기한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어플라이드는 2019년 7월 세계 12위 업체인 고쿠사이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35억달러(약 3조9638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인수가격은 22억달러였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한 점을 반영해 지난 1월 인수가격을 50% 이상 올렸다.

1년 반 만에 인수를 포기하면서 어플라이드는 KKR에 1억5400만달러의 위약금을 물게 됐다. KKR은 2017년 히타치로부터 고쿠사이를 2500억엔(약 2조5839억원)에 사들였다.

M&A가 좌초된 것은 중국 반독점당국의 반대 때문이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회사의 주력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소지가 없다"며 M&A를 조건없이 승인했다.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 반독점 당국도 같은 이유로 인수시한인 지난해 6월 이전에 합병을 승인했다.

유일하게 승인을 내주지 않은 국가는 중국이었다. 어플라이드는 3차례에 걸쳐 인수시한을 연장했지만 중국 반독점당국이 9개월 가까이 심사를 보류하자 결국 두손을 들고 말았다.

중국이 합병 승인을 내주지 않은 것은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미국 정부의 수출규제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고구사이가 어플라이드에 넘어가면 중국 기업들이 반도체 장비를 조달하는데 더욱 애를 먹게 될 것으로 중국 정부가 우려했다는 것이다.

히라노 히로후미 KKR재팬 사장은 "고쿠사이 단독으로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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