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즐겁게…판 키우는 국악, 현대극·예능 OST '신선한 충격'

입력 2021-03-30 17:02   수정 2021-03-31 01:24

“진격의 광자매 우루두루 달려들어! 범인의 흔적을 주루루루루 감어 쥐고! 진격~.”

소리꾼의 걸쭉한 소리에 빠른 베이스 반주가 뒤섞인다. 판소리 무대가 아니다. 지난 13일부터 방영 중인 KBS2 주말극 ‘오케이 광자매’의 첫 OST ‘광자매 납신다’(사진)의 한 구절이다. 지난해 ‘범 내려온다’로 열풍을 일으켰던 밴드 이날치가 노래를 불렀다. 판소리 ‘춘향가’의 한 대목인 ‘신연맞이’와 ‘심청가’에서 심봉사가 물에 빠지는 대목을 차용해 이날치 스타일로 재구성했다.

사극이 아니고선 듣기 어려웠던 국악 노래에 대한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유튜브에 올려놓은 영상에 대한 시청자들 반응도 뜨겁다. 한 시청자는 “엔딩 크레딧에서 국악이 나올 때 충격받았다. 한국 드라마가 갈수록 세련돼지고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지난 28일엔 OST 음원이 각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치에서 비롯된 국악 열기가 대중문화계로 확산되고 있다. 보존 대상인 전통문화로만 여겨졌던 것이 이제는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에서도 국악을 배경음악으로 활용했다. tvN의 예능프로그램인 ‘윤스테이’에선 국립국악원이 공개한 창작곡 ‘생활속의 우리국악’ 음원을 배경음으로 깔았다.

국악판이 커지면서 신진 음악가들도 각광받고 있다. 이날치를 잇는 대표적인 밴드는 추다혜차지스다. 전국의 무속요를 블루스 리듬에 얹었다. 추다혜차지스는 지난해 결성하자마자 ‘오늘밤 당산나무 아래서’라는 음반을 냈다. 수록곡 ‘리츄얼 댄스’로 2021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R&B 앤 소울 노래상‘을 수상했다. 선우정아, 드비타 등 기존에 R&B를 불러왔던 가수들을 제친 것이다.

국악과 현대음악을 엮은 노래도 덩달아 인기다. 난해한 선율 탓에 대중성은 떨어지지만 신선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해외에서도 출연 요청이 올 정도다. 대금 연주자 백다솜은 지난 16일(현지시간)부터 5일 동안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문화산업박람회 ‘SXSW’(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의 온라인 쇼케이스 무대에 섰다. 올해 무대에는 백다솜을 비롯해 밴드 잠비나이와 힙합 레이블 ‘AOMG’ 소속 래퍼들이 참여했다.

이 행사에 국악기 독주자가 초대된 건 이례적이다. 김희선 국민대 교양학부 교수는 “이날치가 부상했을 때는 1회적인 열풍으로 본 전문가가 많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여러 갈래로 국악이 확장되고 있다”며 “전통예술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고, 다양한 장르와 접목해도 국악을 전승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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