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성 관측은 시간에 따른 별의 밝기 변화를 보기 위해 같은 대상을 밤새 반복해서 찍는다. 그래서 관측은 쉽지만 무척 지루하며, 관측 대상을 바꾸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원격 관측 망원경의 가장 좋은 연구 대상이다. 날씨만 허락하면 해가 지고 다시 뜰 때까지 거의 10시간 이상을 관측할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미국 레몬산천문대에 1m 망원경을 설치해 대전에서 원격 관측으로 운영 중인데, 보현산천문대에서 10시간을 관측한 후 이어서 밤이 되는 레몬산천문대의 망원경으로 다시 10시간 이상을 더 관측할 수 있다. 그러면 하루 20시간 이상의 연속적인 관측이 가능하다.
변광성은 계속해서 밝기가 변하기 때문에 하루 중 길게, 가능한 한 여러 날을 이어서 관측할수록 변화 양상을 연구하는 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변광성 관측과 같은 방법으로 밝기가 아주 미세하게 어두워지는 외계행성을 찾기도 하고, 갑자기 밝아지는 신성이나 초신성을 찾을 수도 있고, 움직이는 소행성을 찾을 수도 있다.
관측을 이어가는데, 자동 추적용 가이드 영상이 갑자기 하얗게 변했다. 무슨 일인지 놀라서 관측을 멈추고 망원경 돔이 망원경을 가렸나 보니 정상이었고, 하늘에 구름이 들어왔나 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지난여름, 육안으로도 보였던 니오와이즈 혜성을 관측할 때도 천체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이 위성추적과 소행성을 관측하는 망원경의 완전히 열린 돔에 밝은 빛을 비춰 대전에서 원격 관측하던 관측자를 당황하게 한 적이 있다. 얼마 전엔 외부은하를 길게 노출해 관측한 영상에서 유성이 폭발한 듯 밝은 영상이 같이 찍혔는데 그것도 외부 불빛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필자도 사진을 좋아하다 보니 야간에 돔 위로 솟은 은하수를 담을 때면 돔 외벽에 불빛을 비춰 멋진 풍경을 같이 담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낀다. 하지만 관측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천문대에서 불빛을 사용하는 것은 관측자의 허락 없이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천문대에서 불빛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별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몸을 돌려서 뒤쪽의 북쪽 하늘을 보면, 수직으로 뜬 북두칠성을 볼 수 있다. 북두칠성의 국자 손잡이 부분의 휘어진 각도를 자연스럽게 이어가면 목동자리의 아크투루스와 처녀자리의 스피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모두 그 별자리의 가장 밝은 별이다. 새벽이 되면 봄철의 대표 별자리는 이미 서쪽 하늘에 치우쳤고, 견우, 직녀, 백조자리 등 여름 별자리가 높게 올라온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도록 조금만 더 기다리면 새벽녘의 조금은 어두워진 도시 불빛 위로 은하수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게 꼬박 밤새 관측한 날이면 멋진 일출을 보는 것은 덤이다.
전영범 <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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