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관찰하세요~ 식물이 말을 걸어요

입력 2021-04-01 17:18   수정 2021-04-09 18:18


‘식물 집사’ ‘반려식물’ ‘그린핑거(식물을 잘 기르는 사람)’. 최근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단어다. 이전에는 주로 선물하기 위해 꽃과 화분을 샀다. 요즘은 ‘나’를 위해 식물을 곁에 두는 사람이 많아졌다.

식물은 그 자체로 심리 치유의 효과가 있다. 영국 등 유럽과 미국에선 인간의 내재적 우울함과 폭력성이 도시화에서 비롯됐다는 문제의식에서 국가 차원의 원예 교육과 식물 치료를 도입하고 있다. 플랜테리어 전문가와 플로리스트에게 작은 공간에서 식물과 함께 잘 사는 법에 대해 들어봤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관찰하세요”
블뤼테는 서울 한남동, 상수동에 이어 도곡동에 둥지를 튼 식물 아틀리에 겸 카페다. 독일에서 공부한 송진화 대표(사진)가 수십 종의 식물을 기르고 분양한다. 강의도 자주 한다. 상업공간과 주거공간의 플랜트 컨설팅 작업을 해온 송 대표는 “절대 식물을 모시고 살지 말라”고 조언했다. 남에게 과시하고 자랑하기 위해 값비싼 희귀 식물을 수집하고 소장하는 것을 경계하라는 얘기다.

“생활 속에 그저 툭 놓여 있는 이름 모를 식물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삶 속에 녹아들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교감입니다. 잊고 있던 감각을 깨우고 대상을 정성스럽게 관찰하고 사랑하는 일이 식물과 잘 살 수 있는 첫걸음입니다.”

그는 식물을 잘 키우는 일은 ‘다름을 관찰하는 일’이라고 했다. 식물의 종마다 잘 자라는 환경, 물 주는 주기가 있지만 자세히 관찰하다보면 식물도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식물에게는 어떤 과정도 ‘갑자기’ 오는 일은 없다”고 했다. 어제와 다른 잎의 모양, 흙의 상태 등을 바라보면 언제 환기가 필요하고, 언제 물을 줘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다.

송 대표는 “식물의 죽음을 두려워 말라”며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꽃과 식물을 정말 사랑한다면 잎이 피고 지는 순간과 그 이후 서서히 시들어가는 과정까지도 사랑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부모가 함께 식물을 기르고 관찰하며 대화하는 과정 자체가 교육이다.
‘식물 킬러’가 되지 않는 세 가지 법칙
심은정 플랜테리어 농업법인 라플랑트 대표는 식물의 특성을 먼저 이해하고 그에 맞는 환경을 조성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플랜테리어는 식물과 공간에 대한 이해와 디자인 감각 그리고 체력까지 필요한 종합예술”이라고 했다. 아무리 값비싼 식물을 세련되게 꾸며놓아도 ‘식물 킬러’면 짧은 행복에 그치기 때문에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온도, 습도, 통풍 세 가지가 핵심 고려 대상이다. 몬스테라, 고무나무 등 흔한 가정용 식물을 생각해보면 대부분 초본류이고 원산지는 동남아시아다. 그 나라 환경을 생각해 20~23도 정도로 온도를 맞춰주고 부족한 습도를 채워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심 대표는 “통풍을 위해 아침 점심 저녁 10분씩 창문을 열어주고 습도 유지를 위해 물을 분무해 메마름을 줄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물 관리가 어려운 직장인들에게는 저면관수 화분을 추천했다. 저면관수는 화분이 물에 3분의 1 정도 잠기도록 해 수분을 골고루 흡수할 수 있는 화분이다.

김보라/용인=최다은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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