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드라마 속 CU처럼"…말레이시아 러브콜

입력 2021-04-01 17:17   수정 2021-04-09 18:16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말레이시아 마이뉴스홀딩스의 ‘SOS’를 받은 건 작년 5월께다. 1996년부터 마이뉴스닷컴(매장 약 530개, 3월 말 기준)이란 편의점 브랜드를 운영해 온 이 회사 경영진에게는 세븐일레븐(약 2400개)의 벽을 넘어설 돌파구가 필요했다. 2위인 마이뉴스닷컴(약 530개)은 해법을 ‘한류’에서 찾았다.
한류 열풍 업고 한국 스타일 승부수
CU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1호점을 열었다고 1일 밝혔다. 2018년 몽골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시장 진출이다. 이건준 BGF리테일 사장은 “BGF리테일과 마이뉴스홀딩스는 기존 매장을 CU로 바꾸는 동시에 5년간 500개 이상의 신규 점포를 열어 중장기적으로 말레이시아 편의점업계 1위로 올라서겠다”고 말했다.

CU의 말레이시아 진출은 한류 확산과 CU의 글로벌 역량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말레이시아 파트너는 이익 배분 등 재무적인 사항 외에 딱 한 가지 조건을 요청했다. “상품, 서비스, 공간 구성까지 한국에 있는 CU와 최대한 똑같이 구현해달라.” TV 속 한국 드라마에서 보던 편의점 풍경을 그대로 이식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말레이시아 CU 1호점은 상품의 60%를 한국산으로 채웠다. CU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 자리잡은 일본 편의점 문화와 차별화하고 최근 K컬처가 급부상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국 편의점만의 역발상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CU 개점 소식은 말레이시아 내 한인 사회뿐만 아니라 현지 한류팬인 2030세대 사이에서도 빠르게 입소문이 나면서 말레이시아 언론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편의점 주소비층은 20~39세로 전체 인구의 35%를 차지한다. 인구당 편의점 수는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라 편의점산업의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에서 편의점 ‘한·일전(戰)’ 격화
CU, GS25 등이 주도하는 국내 편의점업계는 한류 외에 정보기술(IT)과 새로운 공간 구성을 무기 삼아 해외 각지에서 일본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몽골에는 일본계인 서클K가 먼저 진출했지만 매장은 20개에 불과하다. CU의 3월 기준 현지 매장은 약 110개. CU가 말레이시아에 진출하게 된 것도 몽골에서 벌어진 한·일 대결의 자신감이 크게 작용했다.

베트남에선 GS25가 서클K(약 300개)의 아성에 도전 중이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작년 한 해에만 33개 신규점을 열어 매장 수 100개를 찍었다. K푸드와 현지 길거리 음식을 조합해 한식 즉석 요리 코너를 운영한 것이 주효했다.

개발도상국들이 한국형 편의점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IT를 입힌 편의점’이라는 점이 꼽힌다. CU는 말레이시아 점포에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한 글로벌 IT 패키지인 ‘BGF 해외사업 전용 글로벌’을 도입했다. 편의점 운영의 노하우를 총결합한 시스템이다. 해외에서도 판매 및 발주 시스템 등을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구축한 것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 이어 몽골 사업, 추후 진출할 국가까지 관련 시스템을 일괄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식 편의점은 내부에 별도 휴게공간을 마련해 취식이 가능한 구조다. ‘편의점 왕국’인 일본에서는 주변을 의식해서 별도 공간을 두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 편의점업체들도 최근 들어 이 같은 한국형 공간을 설치할 뿐 아니라 한국식 배달 시스템까지 도입하고 있다. 한국에 훈수를 두던 일본이 이제는 한국형 편의점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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