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마음대로 되는 게 없을 때, 방부터 좀 치워볼까

입력 2021-04-01 17:42   수정 2021-04-02 03:25

발매 첫 주에 1만 부나 팔린 자기계발서가 있다. 조던 피터슨 캐나다 토론토대 심리학과 교수가 쓴 《질서 너머》다. 2018년 출간된 저자의 전작 격인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전 세계 2030세대 남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500만 부 넘게 팔렸다. 한국 팬들은 그에게 ‘인터넷 아버지’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그의 전작처럼 이번 책도 뜬구름 잡는 위로 대신 냉정한 현실 진단과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조언을 건넨다. 예컨대 저자는 “세상을 탓하기 전에 자신의 방부터 정리하고, 그 방을 할 수 있는 한 아름답게 꾸며보라”고 조언한다. 취업난과 주거난 등에 좌절한 청년들은 현실 회피를 위해 사회 구조를 탓하는 등 거대 담론에 집착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삶의 혼란을 극복하고 주도권을 잡으려면 작은 실천에서 시작해야 한다. 먼저 방을 깨끗하게 정돈하는 등 스스로 최소한의 규칙을 만들고, 이를 발전의 토대로 삼으라는 것이다.

임상심리학자인 저자의 풍부한 상담 사례가 설득력을 높인다. 괴로운 기억을 극복하려면 이를 아주 자세하게 글로 써보라고 저자는 권한다. 이를 통해 상대방의 동기 등 사건의 내막을 나름대로 이해하고, 공포를 교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동기생들의 따돌림 때문에 극심한 지능 저하를 겪었던 대학생은 이 방법을 통해 가해자의 동기를 알게 되면서 공포에서 벗어났다. 그 덕분에 고소 등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할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개선됐다. 책 목차만 보면 수도 없이 들었던 잔소리 일색이다. 서술도 다소 장황하다. 그런데도 이 책이 청년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건 진정성과 정연한 논리 덕분이다. 그는 “노력하라”는 지겨운 조언을 이런 식으로 건넨다.

“썰매를 끄는 개는 할 일이 없으면 지루해서 자기 다리를 물어뜯는다. 마찬가지로 인간도 할 일이 없으면 스스로를 먹어치우기 십상이다. 사람이 게임을 하는 것도 각종 규칙과 제약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는 욕구 때문이다. 가치 있는 목표를 추구할 때 행복해지는 건 인간의 본성이다. 진정한 자존감도 책임에 비례해 커진다. 그러니 감당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은 책임을 짊어져라.”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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