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라소니 아카데미' 김상중X김소영 "왜 여성에게만 비난이 쏟아지는지…마음 아파"

입력 2021-04-02 08:07   수정 2021-04-02 08:09

스라소니 아카데미 (사진=MBN)


MBN ‘아는척쌀롱-스라소니 아카데미’가 1920년대 신여성들의 파격 행보를 집중 조명하며, 기성세대 중심의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1일 방송된 ‘스라소니 아카데미’에서는 ‘아카데미 원장’ 김상중과 ‘인문학 어벤저스’ 지주연X김소영X윤태양X허희X궤도가 뭉쳐, 더욱 다양해진 주제로 지식 토크를 펼쳤다.

이중 모두의 관심을 사로잡은 주제는 철학박사 윤태양이 준비한 ‘수덕사의 두 여인’이었다. 한국 최초의 여성 잡지 편집인인 일엽 스님과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 나혜석의 마지막 행선지인 수덕사를 직접 찾은 윤태양은 남성 중심적인 100년 전 사회에 정면으로 부딪혔던 두 여인의 안타까운 삶을 들여다봤다.

먼저 일엽 스님은 조선 최초의 여자 유학생이자 여성 해방론자로, 24세에 한국 최초 여성잡지 ‘신여자’를 창간한 인물이었다. 22세의 나이에 몸이 불편한 40세 이혼남과 결혼한 일엽이 끝내 이혼을 선택하자, 일엽은 남편을 버린 배신자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일본에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일엽에게 더한 비난이 쏟아졌고, 일엽은 “사랑이 있는 동안만 정조가 있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정조관을 주장했다.

세간의 질타에 일엽은 미련 없이 출가를 택했고, 30년 동안 절필을 하며 수덕사에서 혼자만의 수행에 전념했다. 30년이 지난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청춘을 불사르고’, ‘어느 수도승의 회상’ 등의 책을 출간한 일엽 스님은 다시 펜을 든 이유에 대해 “인간 문제를 해결 지을 법을 알았기 때문에 이 글로 천하에 전하려는 것”이라고 밝혀 회원들에게 깊은 깨달음을 안겼다.

다음으로 조선 최초의 여류 서양화가이자 문인인 나혜석의 사연이 이어졌다. 척박한 조선 여성의 현실을 바꾸는 개척자라고 생각한 나혜석은 파격적인 결혼 조건을 내걸며 남편과 혼인했지만, 파리에서 불륜에 빠지며 이혼 당했다. 이 사건으로 나혜석은 큰 비난을 받았지만, 불륜 상대자인 최린에겐 전혀 타격이 없었다는 이야기에 김상중과 김소영은 “남녀 모두의 잘못인데, 여성에게만 화살이 쏟아졌다는 사실에 마음 아프다”고 밝혔다.

이후 나혜석은 이별을 통보한 최린을 상대로 정조 유린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을 걸고, 남편과의 이혼 과정을 낱낱이 털어놓은 ‘이혼고백서’를 발표하는 등 파격 행보를 펼쳤다. 그러나 여전히 만만치 않은 현실의 벽에 부딪친 나혜석은 수덕사로 향해 수덕여관에 머무르고, 결국 2년 뒤 행려병자로 부고를 전했다. 비극적인 결말에 김소영은 “소름이 돋는다”, 김상중은 “비난보다는 동정이 앞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지주연은 목포의 ‘괜찮아 마을’ 인문 탐방을 통해 청춘들의 새로운 도전을 담아냈다. 모범적인 삶과 안정적인 직업을 마다하고 목포로 내려온 청춘들은 ‘괜찮아 마을’에서 내면을 치유하고, 스스로 원하는 삶을 찾아 나가고 있었다. “이들은 분명 기성세대들에게 ‘이렇게 사는 것도 삶이야’라는 소리를 내고 있다”는 지주연의 말에 김상중 또한 “부모 세대가 바라는 괜찮은 삶, 안정된 직업이 이제는 무의미해진 것”이라고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였다.

사회에 끝없는 물음표를 던진 20세기 신여성과 21세기 청춘들의 이야기가 현 시대에도 화두를 던진 한 회였다.

한편 ‘스라소니 아카데미’는 매주 목요일 밤 11시 방송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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