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랫폼 시대다. 지구상에서 최고의 시장가치를 기록한 기업과 조달러 수준의 가치를 돌파한 최초의 기업은 모두 플랫폼 기업이었다. 2018년 말 기준 시장가치 최상위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아마존, 구글(알파벳)이었다. 페이스북과 알리바바, 텐센트까지 합치면 시장가치는 5조달러에 가깝다. 이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등장한 유니콘 기업 가운데 60~70%가 플랫폼 기업이다. 소수의 기업이 플랫폼으로 세계 경제는 물론 개개인의 작업과 생활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승부는 제품의 질이나 사양이 아니다. 부상하는 시장 내의 다수 부문을 한데 모아 긍정적인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내는가에 달려 있다. 운영체제의 라이선스를 싼값에 광범위하게 공급하면 하드웨어 생산비용이 낮아진다. 낮아진 하드웨어 비용으로 PC 사용자가 늘어나면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응용소프트웨어를 설계할 개발자들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형성된다. 오늘날의 플랫폼 전략도 이와 다르지 않다. 페이스북은 초창기에 친구와 그들의 친구들, 또 그 친구들의 친구들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전 세계로 뻗어 나갔다. 이들의 플랫폼 전략은 외부 기업과 독립 프로그래머가 게임을 비롯해 다른 여러 앱을 설계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면서 완성됐다. 수백만 개로 늘어난 앱은 페이스북의 매력도를 한층 더 높이는 데 기여했다. 긍정적 피드백 루프가 더 크고 빨라진 것이다.
한편에서는 디지털 경쟁 시대에는 이전의 비즈니스 규칙은 더 이상 소용없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디지털화로 플랫폼 경제가 확산했지만, 성공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오늘날 존재하는 많은 플랫폼 기업은 지속 가능성이 없다. 기업의 장기적인 성공은 경쟁 업체보다 높은 실적을 올려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디지털이라는 화려한 수식에 홀려 유의미한 재무실적이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다는 상식은 잊혀지기 쉽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은 단편적인 이해로는 불가능하다. 모든 기업과 모든 시대에 적용되는 비즈니스와 그 환경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경제주체는 전통 경제와 디지털 경제 모두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오늘날 경영자와 근로자, 정책결정자가 디지털 경쟁, 혁신 그리고 권력의 미세한 지점들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두 세계 모두에서 적용 가능한 전략을 이해하고 환경 변화에 맞춰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 플랫폼을 더 나은 삶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