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알못] "차별하는 시어머니…며느리 상추쌈엔 고기 쏙 빼고"

입력 2021-04-03 05:10   수정 2021-04-03 15:58



시어머니에게 차별을 당했다고 느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A 씨는 최근 시어머니에게 섭섭한 일을 겪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온라인에 고민을 털어놓았다. 식사를 하면서 시어머니에게 차별을 당했다는 것.

A 씨는 "오랜만에 시어머니, 남편이랑 함께 갈비를 먹었다"며 "아기가 15개월이라 옆에 앉혀 밥을 먹였다. 제가 고기를 먹을 새가 없는걸 본 남편이 저에게 쌈을 싸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 상황을 지켜본 시어머니는 "A에게는 내가 쌈 싸줄 테니 너나 먹어라"라고 남편에게 말했다. A 씨는 "시어머니가 싸주신 쌈을 먹었는데 두 번 다 고기가 없었다"며 "처음엔 모르고 그랬나 싶었는데, 두번째엔 일부러 그런 거란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A 씨는 어머니에게 "'전 왜 고기 안 주세요?'라고 물으니 '왜 안 줘, 이제 넣지'라면서 당황하는데 정이 뚝뚝 떨어졌다"며 "남편도 분위기를 눈치채고 그때부턴 '아기밥은 제가 먹이겠다'고 '얼른 먹으라'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섭섭해서 남편한테는 말했는데, 사실 이런 일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며 "남편이 미안해하는데, 따져도 되겠냐"고 문의했다.

위와 같은 사례가 실제 있을까 싶지만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며느리들의 댓글은 이어졌다.

A 씨의 글에 "예전처럼 고기가 비싸서 못 먹는 시대도 아닌데, 왜 저러냐", "나도 삼겹살 먹는데 시어머니가 고기 없이 싸주더라", "미역국을 끓였는데 소고기는 남편한테만 몰아주더라", "나는 시어머니가 고기 먹을 때 탄 고기만 주더라" 등 동의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고부갈등에 대해 전문가인 이인철 변호사는 어떻게 조언할까.
지구가 멸망해도 없어지지 않는 고부 갈등
고부간의 갈등은 왜 생기는 걸까요? 고부 갈등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원인을 찾아 역추적하면 됩니다. 한 식구가 되는 과정에서 갈등으로 인해 서로에게 불편함을 느낀다면 이보다 불행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한 갈등 없이 친어머니처럼, 친딸처럼 지낼 수 있다면 고부간의 갈등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쩌면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친어머니, 친딸처럼 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고부 갈등이 심한 경우의 상당수는 시어머니가 아들한테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며느리를 인격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갈등은 심각해집니다. 일례로 시어머니가 아무런 연락도 없이 시도 때도 없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아들 집에 드나드는 것도 며느리에게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부부관계는 물론 자녀의 출산 문제까지도 개입하는 시어머니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시어머니가 며느리 눈치를 살피는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시부모가 며느리를 함부로 대하거나 지나친 간섭으로 힘든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아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보니 며느리가 아무리 잘해도 마음에 들지 않게 됩니다. 남편 입장에서는 아내가 부모님께 절대적으로 잘하기를 바라는데, 이럴 경우 고부간의 갈등을 넘어 부부 사이에도 갈등을 일으키게 됩니다. 또한 시어머니도 한때는 며느리였을 텐데 같은 여자로서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겠지만,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처럼 시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시집살이를 한 것에 비추어 요즘 며느리들을 바라보고, 며느리들은 그런 입장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아들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시어머니일수록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며, 며느리를 아들을 빼앗아간 침입자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며느리 입장에서는 남편이 아직도 어머니 품 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고 이를 시어머니 탓으로 돌릴 때 갈등이 커지게 됩니다.

고부갈등에서는 남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아내 편을 들던 남편도 시간이 시어머니 편을 들면 아내는 서운하다 못해 남편이 원망스럽게 됩니다.

시부모의 부당한 대우와 지나친 간섭 그리고 부부생활을 방해하는 이해 못 할 상황이 벌어지면 아내는 진지하게 이혼을 고민하게 됩니다.

고부갈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남편에게도 이혼의 책임이 있다는 판례도 있습니다. 우리 민법은 남편 입장에서는 자기의 직계존속(어머니)이 배우자(아내)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를 이혼 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고부갈등에서는 남편이 큰 결심을 해야 합니다. 결혼을 했으면 부모 특히 어머니로부터 진정한 독립해야 할 것이고 아내에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고 사생활의 자유가 있는 것입니다. 이는 부부간은 물론 부모 자식 간에도 인정되어야 합니다. 특히 결혼한 부부는 독립된 인격체로 부모님으로부터의 독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움말=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법알못]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피해를 당한 사연을 다양한 독자들과 나누는 코너입니다. 사건의 구체적 사실과 정황 등에 따라 법규정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답변은 일반적인 경우에 대한 변호사 소견으로, 답변과 관련하여 답변 변호사나 사업자의 법률적 책임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갑질이나 각종 범죄 등으로 피해를 입었거나 고발하고픈 사연이 있다면 jebo@hankyung.com로 보내주세요. 아울러 특정인에 대한 비난과 욕설 등의 댓글은 명예훼손, 모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나/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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