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지자들 속내 들어보니…"野보단 낫다" vs "與 심판하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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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4-04 15:01   수정 2021-04-04 15:04

여야 지지자들 속내 들어보니…"野보단 낫다" vs "與 심판하자" [현장+]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거리에서 만난 여야 지지층 민심은 온도차가 컸다. 여야 지지층 민심을 듣기 위해 <한경닷컴>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유세 현장을 찾았다. 유세현장에선 두 후보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양측 지지자들에 초점을 맞춰 목소리를 들어봤다.
"여당 실망스럽지만 야당보단 낫다"…與 지지층 견고
"박원순 성추행은 수치스럽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믿습니다." (서초구 주민 한모씨·46)
"여당도 실망스럽지만 야당은 최악 아닌가요? 오세훈은 애초에 글렀습니다." (용산구 주민 주민 김모씨·78)
<한경닷컴>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일 찾은 서울 구로·동작·관악·용산·서초구 일대에서는 야권 지지자들의 '심판론' 못지않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뽑겠다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여권 지지자들은 여당에 귀책사유가 있는 선거라는 점을 짚으면서도 최근 부동산 문제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의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는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 야당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에, 과거 서울시장을 역임했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시정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한몫 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한모(46) 씨는 "보궐선거 자체가 민주당 내 인사 성추행 사건 때문에 하는 것이 수치스럽고, 지지자로서 실망감이 크다"면서도 "그래도 서민들 생각하고 자원을 분배하려는 모습이 박영선 후보에게서 더 잘 보인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1번을 뽑는 이유다. 정책의 잘잘못을 떠나 청렴하고 깨끗하고 정직한 사람"이라면서 "정권 심판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야권은 뭘 얼마나 잘했길래 심판을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권을 갈아엎어도 똑같을 것"이라고도 했다.


서초구 주민 조모(79) 씨 또한 "보수는 거짓말을 심하게 하고 진보가 거짓말을 덜 한다. 전형적인 수구 세력"이라면서 "내곡동 땅 의혹도 그렇다. 서울시장 후보가 계속 거짓말을 하는 게 이명박 전 대통령 BBK 사건과 똑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래도 민주당이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른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 LH 사태에 대해선 "과거 정부로부터 이어져온 일"이라고 봤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정모(66) 씨는 "김상조 전 실장, 박주민 의원의 '임대차 3법' 관련 논란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문제·LH 사태는 과거부터 내려오던 일"이라면서 "솔직히 오세훈 후보 뽑는다고 이런 문제가 바뀌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 밀고 나가는 기조를 민주당이 계속 밀고 나갔으면 한다. 나라 바꾸는 건 내년 대선, 다음 총선에서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서초구 주민 한 씨도 "야당 대통령 시절에도 문제는 있었다. 과거부터 이어온 사태를 이번 정부의 잘못이라고 하는 것은 야당이 무책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LH 사태는 대통령과 무관하게 조직 내 도덕적 해이 문제다. 어차피 통수권자가 슈퍼맨, 천리안도 아니고 청렴한 의지를 가지고 헤쳐나가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황모(65) 씨 또한 "LH 사태는 현 정부의 책임이 아닌 그간 누적돼 온 비리가 터진 것 아닌가"라면서 "국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먹고 살기 힘드니까 정부를 바꾸자는 욕구가 강한데 방향은 올바르지 않은 것 같다"고 역설했다.

과거 민선 4·5기 서울시장을 역임했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시정을 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박영선 후보를 선택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양모(29) 씨는 "10년 전 무상급식으로 사퇴한 오세훈 전 시장의 모습을 20대라고 모르는 것이 아니다. 결국 무상급식 반대는 실패로 끝났고, 대한민국은 점차 복지가 확대되는 길로 가고 있지 않은가"라면서 "오세훈 전 시장은 이미 실패한 정치인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박영선 후보를 지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김모(78) 씨도 "민주당 싫은데 오세훈은 진짜 틀려먹었다. 과거 시장으로서 한 것들이 다 실패"라면서 "사람만 보면 박영선이 추진력 있게 시정 끌고 갈 것 같다. 민주당이 믿음 잃었고 실망도 크지만, 야권은 사람이 너무 아니니 어쩌겠나"라고 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서모(76) 씨도 "오세훈 후보는 시장으로서의 능력이 부족했다. 과거를 떠올리면 실패했다는 생각만 들더라"면서 "과거 선거에서 야당 찍은 적 꽤 있었는데, 매번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지금은 그 정도로 나쁘지 않고 야당보단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보궐선거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핵심 과제인 '적폐 청산', '권력기관 개혁' 드라이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황모(29) 씨는 "민주당에 실망한다면 오히려 개혁 드라이브를 더욱더 강하게 걸지 못했기 때문 아닐까 싶다. 개혁을 하기에 4년은 짧은 시간"이라면서 "아직은 민주당에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힘줘 말했다.

관악구 주민 황 씨도 "진보 세력이 정권 잡은 지 얼마 안 됐고. 기득권 세력이 아직 청산 안 됐다고 본다"면서 "정부에 대한 반감과 실망감은 있지만 개혁 지속을 위해 힘을 실으려 한다. 한 번 더 믿어보려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임모(28) 씨 역시 "그래도 아직은 보수 세력은 반성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민주당에 아쉬움 당연히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민주당이 완전히 신뢰를 잃었다고 보기는 힘든 것 같다"고 말하며 발길을 옮겼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당에 귀책사유가 있는 선거인 만큼 박영선 후보가 겸손한 자세로 최대한 많은 유권자를 만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공약 면에서 준비된 후보라는 걸 알리고, 현장에서 유권자들 많이 만나 투표를 독려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2번엔 오세훈" "민주당 혼내주자"…고무된 野 지지자들
"이번엔 뭐가 됐든 오세훈이야, 오세훈. 민주당 혼 한 번 내줘야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동묘벼룩시장에서 만난 60대 남성 윤모 씨는 "오랜만에 야당 지지자들이 힘이 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파문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에 귀책사유가 있는 선거인 만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현장 분위기는 이처럼 고무된 상황이다.

오세훈 후보는 국민의힘 내부 경선과 야권단일화 국면에서 비교적 열세로 평가받기도 했으나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차례로 꺾고 야권 단일후보가 됐다. 지지율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장 분위기도 그랬다.


같은날 양천구 서서울호수공원 유세 현장에서 만난 강모(51·여) 씨는 "경선 끝나고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안철수 대표도 열심히 지원유세 해주지 않느냐. 야당이 이번만큼은 결집하고 있는 게 잘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

오세훈 후보는 과거 재선 서울시장을 역임한 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특히 중장년층 유권자가 많은 현장에서는 오세훈 후보를 "우리 시장님"이라고 부르며 사진 촬영과 악수를 청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강서구 화곡본동시장 유세 현장에서 만난 윤모(41) 씨는 "그래도 서울시장 해본 사람이 국민의힘 후보가 된 게 좋다고 생각한다. 당장 어떤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는 게 아닌 상황에서 최선의 상황을 이끌어낸 것 같다"고 했다.


언론을 통해 표출되는 현 정부에 대한 부동산 불신은 밑바닥 민심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이같은 불만은 오세훈 후보 지지로 이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오세훈 후보가 재개발·재건축 완화를 연일 강조하면서다. 그는 "취임하면 1주일 안에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용산구 용문시장사거리 유세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윤모(41) 씨는 "지역별로 재개발·재건축 이슈가 있지 않은가. 용산도 동자동 동 재개발 이슈가 많은 곳인데 자연스레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기조가 다른 오세훈 후보 쪽으로 여론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야당 지지세가 결집하는 근본적 이유 중 하나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이다. 민주당이 당헌까지 뒤집으며 후보를 냈기 때문이다.

송파구 유세 현장에서 만난 주부 김모(37·여) 씨는 "민주당은 애초에 이번 선거에서 자격이 없는 정당 아니냐. 한때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이번만큼은 약속을 어긴 것이라 오세훈 후보를 뽑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유세 현장에선 "이번에는 야당 후보를 뽑아줘야 한다"는 견제론과 기호 2번을 엮어 "이(2)번엔 오세훈"이라며 강조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렸다. '조국 사태'부터 최근 'LH 사태'까지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진 불공정 논란에 등 돌린 2030 젊은 세대가 잇따라 오세훈 후보 유세차에 오르는 등 예년에 비해 청년층 지지도 높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보궐선거는 투표율이 낮다. 따라서 서울시 지역구 국회의원과 서울시의회, 구청장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의 조직력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통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분석들이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며 투표율 높이기에 힘 쏟는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의 조직력에 대응하기 위한 '진짜 시민'들의 한 표, 한 표가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조준혁/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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