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칼럼] 중소기업, SCI 논문으로 승부하라

입력 2021-04-07 15:07   수정 2021-04-07 15:09

한국인의 생명력은 강하다. 강한 생명력을 가진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사계절의 엄혹한 기온 변화로 인해 한반도의 풀, 나무, 벌레들도 강하다. 한국인들이 불과 60년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원인으로 한국인의 생명력을 배경 변수로 주장하기도 한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대응은 남다르다. 코로나 팬데믹은 전 세계의 경기침체와 수많은 사망자를 낳고 있다.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난 2월 중순을 기준으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제2차 세계대전 미군 사망자 수를 넘어섰다.

그러나 한국은 K-방역으로 인명 사상을 최소화하였고 기업들은 조선업 1위 등극과 함께 2021년 3월 한 달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인 53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기업인들의 헌신적인 노력, 한국 사회의 체계적인 의료시스템, 국민의 적극적인 협력, 정부의 현명한 정책 결정 등이 이바지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의 강소기업의 아이디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발전 모델 속에서도 한국 사회의 많은 중소기업의 헌신적인 노력은 이어져 왔다. 특히, 1998년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도 있고 그 이후 완전히 개방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이 많다. 필자가 ‘한국인 최초 노벨 과학상 수상자 배출’이라는 거대한 희망을 안고 2014년 귀국한 이래 그 꿈을 버리지 않은 이유이다. 현재까지의 결론은 ‘한국인은 정말 위대하다’라는 말 외에는 달리 칭송할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한국의 많은 강소기업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우는 일에 온 사회가 나서야 한다.

그러나 강소기업들의 아이템은 좋으나 투자 유치에 실패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성공에 유리한 획기적인 아이템이 수두룩하다. 즉, 지식의 가치에 해당하는 ‘기존 기술과의 차별성’도 높고, ‘사회적 중요성’도 높다. 이 두 가지 요건을 갖춘 아이템이지만 결정적인 근거 제시에 실패하고 있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그럴듯한 미사여구와 화려하고 우아한 설명이 아니다. 제3자의 시각에서 강소기업의 아이템이 얼마나 ‘가치 있는 지식’인지 인증이 필요하다. 기존의 주된 설득 수단은 ‘국제 특허’였다. 그러나 국제 특허는 기술 유출과 약간의 변형에 따른 제3의 유사 특허로 확산을 막는 데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SCI 국제 저널 투고는 고객과 투자자를 설득하는 중요 수단이다. 지난 3월, 러시아가 생산해 낸 코로나 백신이 ‘The Lancet’이라는 국제 저널에 등재를 통해 성공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일종의 ‘화룡점정’과 같은 효과가 국제 저널 등재를 통해 이뤄진다. 국제학술지 등재는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의 눈으로 검증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학술지는 기존 기술과 지식과의 차별성이 있어야 등재를 허락한다. 상대적으로 사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많은 한국 강소기업에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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