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보다 경매"…10억 짜리 11.2억에 낙찰

입력 2021-04-06 14:15   수정 2021-04-06 14:50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주춤한 반면, 경매 시장은 어느 때보다도 뜨거워졌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을 말하는 '낙찰가율'이 사상 최고치로 뛰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12.2%까지 치솟았다. 감정가가 10억원의 아파트라면, 11억2200만원에 낙찰됐다는 얘기다.

6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1년 3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경매 진행건수는 1만1850건으로 이 중 4926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41.6%였다. 평균응찰자 수는 4.2명으로 집계됐다. 낙찰가율은 82.6%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직전 최고치인 2003년 7월의 79.1%를 18년 만에 뛰어넘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112.2%…대구는 122.8% '전국 최고'
낙찰가율이 이처럼 치솟은 까닭은 서울 등 주요도시의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높아진 탓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112.2%로 지난해 10월 기록한 직전 최고치(111.8%)를 경신했다. 수도권 전체(109%), 대구(122.8%)의 아파트 낙찰가율 역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6개 광역시 중 부산, 인천, 대구, 대전 등 4개 광역시의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를 넘었다. 도시 지역 아파트에 있어서 만큼은 경매시장에서 감정가를 넘겨 낙찰되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지역별로 봐도 서울 경매시장은 압도적으로 뜨거운 상태다. 서울의 전체 용도 낙찰가율은 116%를 기록했다. 이처럼 100%를 넘어선 것은 관련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세종과 부산시의 낙찰가율도 100%를 넘어 강세를 보였다. 평균응찰자 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4명을 웃돌고 있다.

경매 시장은 진행건수, 참여인원, 낙찰가율 등 대부분의 수치가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지만, 경매법정이 휴정되지 않아 진행건수가 4개월 만에 1만건을 넘어섰다. 3월 전국 경매 진행건수는 1만1850건으로 전월(9983건) 대비 18.7% 증가했다.


코로나로 첫 전국 법원 휴정의 여파로 역대 월별 최저 진행건수를 기록했던 지난해 3월에 비해서는 206% 증가했다. 지난해 12월(8027건)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연속 1만건을 밑돌았던 진행건수는 3월 1만2000건에 육박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지난 2월 전국 모든 용도의 낙찰률(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3월에는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올들어 경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상황에서 따뜻한 날씨와 본격화된 코로나 백신 접종 등으로 경매 낙찰가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매 진행건수,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최고 낙찰가 물건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빌딩(5326㎡)이었다. 감정가(1055억7700만원)의 132%인 1390억원에 낙찰됐다. 업무시설 중에서는 역대 가장 높은 낙찰가를 나타냈다. 1985년 6월에 준공된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의 건물로 강남대로에 접해있다. 낙찰가 2위는 역시 1위 물건과 동일한 사건번호를 지닌 강남구 논현동의 빌딩이었다. 130%의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1054억원에 낙찰됐다. 3위는 부산시 동래구 낙민동의 교육연구시설로 감정가 221억원을 훌쩍 넘긴 282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최다 응찰자 수 물건은 경기도 안성시 석정동 소재 점포(164.7㎡)로 84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감정가(3억9824만원)를 웃도는 7억1400만원에 낙찰됐다. 한경대 사거리 동측 코너에 위치해 있고, 왕복 6차선 도로에 바로 접해 있어 입지조건이 좋다. 2위는 전남 장흥군 회진면 회진리의 주택으로 82명이 입찰서를 제출해 감정가(757만원)의 524%인 3970만원에 낙찰됐고, 3위는 51대 1의 경쟁률 끝에 2억1288만원에 낙찰된 경기도 평택시 이충동의 아파트가 차지했다.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시설이 경매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토지 경매의 낙찰가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전국 토지 진행건수는 4053건으로 전월(3482건)에 비해 16.4%, 지난해 같은 기간(1497건)에 비해서는 170% 증가했다. 올해 들어 평균응찰자 수가 계속 3명 이상인데다 낙찰률을 40%를 웃돌고 있다. 3개월 연속 낙찰률이 40%를 넘긴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세종시의 낙찰률이 64.3%에 달했고, 낙찰가율은 무려 150%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다른 곳에 비해 압도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지난달 낙찰된 세종시 소재 토지 9건 모두 감정가를 넘겨서 낙찰됐다. 인천과 광주의 낙찰가율도 100%를 넘었다. 이에 비해 경남의 낙찰가율은 58.2%로 전국 최저를 나타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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