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韓 설비투자 3배 증가…경기회복세 주도하는 기업

입력 2021-04-07 10:54   수정 2021-04-07 11:01

올해 1분기 기업 설비투자 규모가 작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를 늘리는 데다 수출길도 넓혀가는 기업 덕분에 한국 경제도 빠르게 코로나19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5조원 반도체 설비투자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시설투자와 유형자산 취득을 공시한 기업은 SK하이닉스 이마트 카카오 HMM 대한유화 등 37곳으로 투자금액은 7조9463억원이었다. 작년 1분기 28개사가 공시한 투자금액(2조4028억원)에 비해 231% 늘어난 규모다. 코로나19가 엄습하기 직전인 2019년 1분기 투자금액(5조2506억원)보다도 51.5% 많은 규모다.

1분기 가장 큰 금액의 시설투자·유형자산취득을 공시한 기업은 SK하이닉스로 투자금액은 4조7549억원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24일 초소형·저전력·고성능 반도체 칩을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극자외선(EUV) 장비를 사들이기 위해 조(兆)단위 투자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는 물론 대덕전자(투자액 700억원), 테스나(324억원) 등 중견기업도 세계적 품귀 현상을 빚는 각종 반도체 생산 역량을 확충하려는 투자 계획을 올 1분기에 발표했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이마트의 투자규모가 컸다. 이마트는 경기도 화성에 국제 테마파크를 세우기 위해 8669억원을 투자한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카카오가 지난 3월12일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 4249억원을 들여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을 구축하는 투자도 눈에 띄었다.

이처럼 설비투자가 늘어난 것은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제품 수출이 늘어난 결과다. 지난달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538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월간 수출액 기준으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수출은 올해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11.4%, 2월 9.5% 등 석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이 뛰면서 기업 체감경기도 급속도로 좋아졌다. 올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3은 2011년 7월(87)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3년 1월~2021년 3월 장기평균(76)도 웃도는 수치다. 체감경기가 살아나자 투자도 과감하게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 공백 메우는 기업투자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3대축(소비·수출·설비투자) 가운데 하나인 민간소비가 침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간소비의 공백을 기업의 과감한 투자로 메우고 있는 셈이다.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반도체 공장 증축이 왕성했던 2017년(16.5%) 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 투자가 반도체·빅데이터·바이오헬스 등 신성장산업에 몰리는 것도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두 자릿수 증가율은 반도체 경기가 호황기를 보이던 2017년(16.5%)이 마지막이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8년(-2.3%)과 2019년(-7.5%)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2020년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6.8%로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는 작년 증가율을 큰 폭으로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5.3%로 제시했다.

하지만 오는 5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설비투자와 수출 증가율(7.1%)을 나란히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3%에서 3.3~3.4%로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24일 ‘주요 현안에 대한 한은 총재 문답’을 통해 “수출·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다"며 “올 성장률이 종전 전망치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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