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AI에 자연 생태계를 묻다

입력 2021-04-07 17:42   수정 2021-04-08 00:35

매섭게 몰아치던 한파가 물러가고 완연한 봄이다. 얼음이 녹고 겨우내 숨죽이고 있던 새싹과 꽃이 다시 활짝 피면서 길거리에는 향긋한 꽃내음이 가득하다. 거리 곳곳에 가득 찬 색색의 꽃밭들은 도심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코로나19로 지쳐버린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 같다. 봄이 오면 아름다운 꽃들 외에도 반가운 손님이 우리 한반도 땅에 찾아온다. 남쪽에서 겨울을 나고 어김없이 고향을 찾아오는 철새들이다.

철새들은 좀 더 따듯한 지역에서 지내기 위해 이동하는데, 대부분은 밤을 틈 타 이동한다. 그러다 보니 조류학자들은 이를 추적하고 관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다수의 철새는 포식동물의 먹이가 되거나 인재(人災)로 돌아오지 못한다. 장기적인 추적과 이동경로 파악이 더욱 힘든 이유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북미지역의 조류 개체 수는 지난 50년간 기후변화, 서식지 손실, 사냥, 살충제 등으로 인해 크게 감소했다. 지난 10년간 봄철에 이주하는 철새만 약 14%가 감소했다고 한다.

철새 이동경로 연구는 단순히 위치를 알아내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생태계 환경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므로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과학자들은 이동경로를 정확하기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 중이다. 이 가운데 레이더 네트워크 기술은 철새의 움직임을 대규모로 확인하고, 좀 더 세밀한 이동 경로까지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런데 추적에 사용되는 레이더 이미지를 구분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일반인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새떼의 모습을 비나 눈으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인공지능(AI)이 훌륭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 AI는 약 96%의 높은 정확도로 철새와 강수 형태를 구분한다. 연구원들은 AI로 신속하게, 구분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철새의 이동량, 방향, 속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철새의 이동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기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밤에 고층건물이나 무선 탑의 조명을 꺼서 방해가 되는 요소를 미리 차단할 수 있다. 철새의 이동경로 연구 외에 AI는 광범위한 열대우림의 삼림지역을 빠르게 관찰하고, 멸종위기에 처한 고래들이 선박과 충돌하지 않도록 도우며, 식물과 동물 보호에 기여하고 있다.

AI가 자연보호에 동참하는 시대다. 인간만으로는 불가능했던 일들을 가능하게 하며,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자연을 보호하는 데 활용된다. 단순히 기술적인 혁신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과 자연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 생활 곳곳에서 AI가 미치는 선한 영향력이 더 넓게 퍼져나가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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