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어장 싹쓸이"…선박명 지우고 中서 몰려오는 불법조업선

입력 2021-04-08 15:20   수정 2021-04-08 15:28


꽃게철을 맞아 불법조업 중국어선들이 서해안으로 몰려오고 있다. 불법조업선들은 중국서 출발하면서 선박명을 지우고, 선원 이름과 선박정보가 기재된 각종 서류는 없애고 연평어장으로 내달린다. 살이 꽉 찬 꽃게는 물론 노래미, 주꾸미, 골뱅이 등 각종 물고기의 치어까지 싹쓸이하고 있다.

이들은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모여 야간에는 남쪽으로 내려와 쌍끌이 방식으로 어획량을 늘리고, 해군과 해경이 단속을 시작하면 북쪽으로 올라가는 게릴라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해경이 단속을 위해 중국어선에 등선한 경우 자칫 NLL 북쪽으로 넘어갈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NLL 넘나들며 교묘한 불법조업
지난 5일 저녁 8시께 서해 연평도 인근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2척이 북방한계선(NLL) 북쪽 해역으로 도주하던 중 서해5도특별경비단(서특단)에 의해 나포됐다. 이들 어선들은 한국 해경에 발견되면 무조건 NLL 북쪽으로 넘어간다. NLL은 해역의 남북 경계선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단속반이 더 이상 추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어선들은 NLL 북쪽 해역에서는 느긋하게 조업을 하고 있는 편이다. NLL은 서해 백령·대청·소청·연평·우도의 5개 섬 북단과 북한 측에서 관할하는 옹진반도 사이의 중간선이다. 1953년 8월 당시 주한 유엔군 사령관이 한반도 해역에서 남북의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설정했다. 해경 관계자는 “최근 나포한 중국선원들을 조사한 결과, NLL 북쪽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우려 때문인지 북한당국의 단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불법어선, 일주일새 100% 증가
서해 NLL 해역에서 불법조업하는 중국어선들은 지난 2019년 3월 하루 평균 30~40여 척, 지난해 3월 10~20여 척이였다. 올해 3월에는 하루평균 100여 척 넘게 몰려왔다. 이달 7일에는 200여 척으로 늘었다. 일주일새 두배로 늘어나 우리어장을 싹쓸이하고 있다. 우리어장의 수자원 고갈이 우려되는 이유다.

최근 나포한 중국어선 한 척의 꽃게 어획량은 약 300㎏이었다. 수산업계에 넘길 경우 약 1200만~1500만원은 받을 수 있는 어획량이다. 200척이 무사히 중국으로 돌아가면 약 24억원의 어획고라는 계산이 나온다. 불법조업 중국어선이 단체로 한 차례 다녀갈 때마다 우리 어자원 60t씩 도난맞는 셈이다.

중국어선들은 꽃게는 물론 각종 물고기들의 치어들까지 싹쓸이 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자신들이 활동하는 중국 해역과 달리 어떤 규제도 받지 않기 때문에 출항한 김에 한몫 챙겨야 된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선박명은 지우고, 선박서류는 없애고...
이들은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자리가 줄면서 불법조업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해경 측의 설명이다. 지난 5일 나포돼 조사받은 중국 어민들은 대부분 자국내 불법 직업중개업소를 통해 불법조업 어선에 취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특단은 지난 3월 꽃게잡이가 시작된 이후 불법조업 중국어선 3척을 나포해 선장과 기관장 2명을 구속 송치하고, 나머지는 현재 조사중이다. 이들 불법조업 어선들은 중국에서 출항할 때부터 선박명을 지우고 선박관련 서류를 구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나포선박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중국의 관계당국의 협조를 받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게 해경 측의 설명이다.

해경은 지난해부터 불법 중국어선 단속 때 나포 대신 퇴거 위주의 비대면 작전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인 선원들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서다. 중부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적극적인 불법조업 단속을 통해 서해5도 해역의 어족자원 보호와 우리 어선들의 안전조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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