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살인범, 스토킹한 큰딸 고문한 뒤 살해했을 가능성" [종합]

입력 2021-04-08 17:43   수정 2021-04-08 17:45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25·남)이 범행 후 사흘간 시신을 옆에 두고 밥과 술을 먹는 등 엽기적 행각을 벌인 것과 관련 전문가들의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한 프로파일러 배상훈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김태현이 본인이 스토킹했던 큰딸 A씨(25)를 고문한 뒤 살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5일 A씨 지인으로부터 신고 전화를 받고 집 안으로 들어간 경찰과 119구급대원은 거실에서 A씨 시신 옆에 누운 채 의식을 잃은 김태현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상훈 교수는 "스토커들 특징상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주려 엽기행각을 한다"며 "김씨가 '시체 옆에서 슬퍼서 술도 먹고 밥도 먹었다'고 하지만 실제론 (A씨를) 살려두고 고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배상훈 교수는 "스토킹은 그 대상자는 살려두고 가족은 죽인 후에 시체를 보게 하는 잔혹성이 나타난다. 김씨도 그랬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김씨 주장은 순차적으로 가족을 죽였다고 하지만 그건 모르는 얘기다. 스토킹 범죄 사건은 (범인의) 거짓말을 벗겨 내는 작업부터 해야 진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씨가 세 모녀를 살해한 뒤 죽기 위해 자해를 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보통의 스토커들이 그렇듯 김씨 역시 '내가 슬퍼서 자해를 했다'고 하면서 감형을 주장할 것"이라며 "자해를 했지만 김씨는 멀쩡하게 살아 있다. 진위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는 김태현이 시신 옆에 누운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선 일종의 의식을 치른 게 아니냐는 섬뜩한 추정까지 나왔다. 현실에서 저지른 스토킹에 그치지 않고 그 대상의 사후에까지 관여하려는 광적인 소유욕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와 그에 대한 집착을 사후에까지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방증하는 증거로 볼 수 있다"면서 "사이코패스로 단정하긴 힘들다. 사이코패스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태경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스토킹이 무서운 건 대상이 자기 것이 될 때까지, 심지어 죽여서라도 소유하려 한다는 점"이라며 "(시신 옆에서 생활한 것은)자포자기해서 발각될 때까지 시신 옆에서 성취감을 느꼈을 가능성, 사냥에 성공한 뒤 느긋하게 승리감에 도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자해의 경우 스스로 벌주기 위해 상처를 냈거나, 고도로 흥분해 스스로 진정시키기 위해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오후 5시30분쯤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큰딸 A씨 집에 택배 기사를 가장해 침입한 뒤 혼자 있던 작은딸과 5시간 뒤 집에 들어온 어머니를 연이어 살해했다. 그는 약 한 시간 뒤 마지막으로 귀가한 A씨마저 살해했다.

김태현은 사건 당일 피해자 자택에 침입하기 전 자신의 휴대전화로 '급소'를 검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태현은 경찰에 검거될 때까지 사흘간 범행 현장에 머무르며 시신을 옆에 두고 밥과 술을 먹는 등 엽기적 행각을 벌였다. 또 자신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목과 팔목, 배 등에 흉기로 수차례 자해를 시도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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