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딘딘과 슬리피, 그 정제된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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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4-09 13:48   수정 2021-05-04 17:27

[인터뷰] 딘딘과 슬리피, 그 정제된 이면

[박찬 기자] 닮은 듯 다른 두 아티스트, 딘딘과 슬리피는 한곳에 머물 생각이 없다. 래퍼로서, 엔터테이너로서 지금처럼 맹렬히 뻗어 나갈 뿐이다.


유쾌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그 모습이 결코 우스워 보이진 않는다는 거다. 위트 있는 말투와 번뜩이는 상상으로 우리의 입가를 미소 짓게 하지만, 이내 진중한 자세로 돌아와 신뢰감을 불어 넣는다. 그런 면에서 딘딘과 슬리피는 더없이 유쾌한 남자들이다. 얼핏 느껴진 가벼운 표정을 뒤로하고 이토록 진실한 마음에 다가선다.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음악 활동으로 처음 얼굴을 알린 둘. 예능인 이미지로 굳혀지는 게 두렵진 않은지 묻자 그들은 망설임 없이 입을 열었다. “모두가 아니라고 말릴 때 혼자만 가졌던 소신이지만 음악에 대해선 느리지만 천천히,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달려갈 예정이다”라는 딘딘의 말이 그 심정을 대변했다. 방송을 통해 사랑받는다는 건 물론 감사한 일이지만 단 한 번도 본업인 음악을 포기하려 한 적이 없다고.


실제로 그 음악적 행보는 여전히 뜨겁고 유장한 듯 보였다. 작년 힙합 싱글 앨범을 10장이나 낸 슬리피, 매년 새로운 음반으로 돌아와 화제를 일으키는 딘딘 모두 초심의 저력을 증명한 셈. 화보 촬영장에서 직접 만난 그들은 낯설고도 반가운 얼굴이었다. 당장이라도 뭐든 변신할 준비가 된 두 남자에게 오늘의 콘셉트를 천천히 설명해나갔다. ‘유쾌한 표정 속 숨겨져 있던 이들의 단단함’에 대하여.


Q. 시간 조율하기 쉽지 않더라. 둘 다 너무 바쁘다


슬리피: 겨우 일정을 조율했다. 의외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내가 자잘한 촬영이 많아서 딘딘이 내 시간에 맞췄다(웃음).


딘딘: 라디오 방송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은 무조건 만난다. 그때 조금 대화를 해서 맞춘 거다.


Q. 함께 화보 촬영한다는 섭외 연락을 받았을 때 각자 기분이 어땠는지


딘딘: ‘갑자기?’, ‘왜 굳이 지금?’ 이런 기분이 들었다. 우리 둘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은 줄곧 보여줬는데 왜 이 시점에 촬영 섭외가 들어왔는지 궁금하더라. 방송에 함께 출연했던 것도 꽤 오래됐는데 말이다.


슬리피: 나도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MBC ‘일밤 진짜 사나이2’에 함께 출연했던 건 꽤 오래 지났고, 별다른 이슈 거리도 없는데 왜 갑자기 섭외가 들어왔을까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딘딘 빨’로 얹혀 가는 건 아닌가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에도 ‘딘딘 형’이 멋지게 하나 이끌어준 것 같다.


딘딘: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웃음). 물론 기분은 정말 좋았다. 우리가 멋진 모습으로 화보 촬영한 적은 없거든. 그런 게 결과물로서 남을 수 있다는 게 감사했다.


Q. 사실 그 점 때문에 둘의 화보 촬영을 기획하게 됐다. 항상 웃긴 모습만 보여줬던 것 같아서(웃음). 서로를 알게 된 지는 얼마나 됐나


딘딘: 2013년. 8년 정도 된 것 같다.


슬리피: 병장 휴가 때 클럽에서 처음 만났다. 거기가 아마 홍대 ‘NB2’였을 거다.


딘딘: 내가 클럽에 있는데 이 형이 와있더라. 그때 처음으로 인사하고, ‘몬스터길들이기’라는 게임의 길드를 통해 친해지게 됐다. 말이 게임 길드지, 남자들끼리 술 한잔하는 그런 자리였다. 구성원 중에선 우리 같은 래퍼들도 있고(웃음).


Q. 서로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나


딘딘: 당연히 별로였다(웃음).


슬리피: 서로 거만했던 것 같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첫 만남부터 조언해줬던 게 기억난다.


딘딘: 사실 슬리피가 누군지도 몰랐는데 갑자기 조언하길래 웃겼다(웃음).


Q. 함께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이 많더라. 개인적으로 하나보다는 둘이 더 안정감 있게 느껴진다


슬리피: 섭외 자체가 그런 식으로 들어온다. 물론 안정감이 있기도 하지만(웃음).


딘딘: 사실 그렇게 나가는 게 우리도 편하니까. 좋게 봐주시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슬리피: 돌이켜보면 처음에는 조금 안 맞았다. 사석에는 친한데 ‘방송합’이 없어서(웃음). 둘 다 방송 욕심이 많다 보니 서로 질주만 하고 받쳐주는 역할이 없는 거다. 이젠 내가 뭔가를 내뱉으면 딘딘이 그걸 정리하고 진행해준다.


Q. 딘딘은 유튜브 채널 ‘딘가딘가’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조현영과의 ‘우리 결혼했어요’가 인상 깊더라. 함께 재회하게 된 계기는


딘딘: 현영이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번 출연해줄 수 있냐고 부탁하더라. 그 방송에서 ‘두 분은 어떤 사이에요?’라는 질문에 ‘중학생 때 잠깐 사귀었지만 이후엔 친구다’라고 답했는데 엄청난 주목을 받은 거다. 그러다 보니 ‘이걸 방송 콘텐츠로 활용해보면 어떨까’ 자연스레 생각하게 됐다.


슬리피: 장안의 화제였다. 둘이 라디오 방송도 같이 나오지 않았나(웃음).


딘딘: 유튜브 급상승 동영상 리스트에 올라가 본 게 처음이다. 너무 많은 인기를 받다 보니 더 특별했던 것 같다.


Q. 둘이 정말 잘 어울려 보이던데 이별하게 되어 슬프진 않나. 이별을 위해 신발을 선물했더라


딘딘: 기자님이 전혀 모르시는 것 같은데 우린 정말 말 그대로 친구 그 자체다. 사석에서 편하게 보면 되는데 뭐가 슬프겠나.


슬리피: 이렇게 둘이 하는 방송 콘텐츠를 그만두게 되어 슬프지 않냐는 질문 같은데.


딘딘: 더 끌고 갈 게 없었고, 이제 보여줄 것도 없었다(웃음). 정말 제대로 된 ‘우결’ 촬영을 하려면 서로 감정이 있어야 하는데 우린 그런 사이가 절대 아니지 않나.


슬리피: 그래도 방송을 보면 얘네가 서로 노력하긴 한다. 그게 웃음 포인트다(웃음).


Q. 20년 9월부터 SBS 파워FM ‘딘딘의 뮤직하이’에 출연하고 있다. 단독 DJ 경험은 처음이지 않나


딘딘: 근데 이미 그 이전에 SBS 러브FM ‘김상혁, 딘딘의 오빠네 라디오’로 더블 DJ 경험을 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덧붙여서 느낀 점이 있다면, 나는 확실히 혼자 하는 활동이 편하다는 거다. 심야 라디오 방송인 만큼 가라앉은 목소리로 진행하기 때문에 청취자분들께서 나인 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편했지만 말이다.


Q. 이제는 꽤 여유가 생긴 것처럼 보이는데 예능을 즐기고 있는지


딘딘: 지금 하는 프로그램 모두 즐기며 소화하고 있다. 예전엔 모든 분야의 일을 경험하고 싶다는 이유로 도전해왔지만. 이젠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분야 한 곳에 집중해보고 싶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확실히 알고 있으니까.


Q. 슬리피의 실제 성격은 어떤지 궁금했다. 유튜버 ‘침착맨’의 채널에 출연한 모습을 봤는데 정말 소탈해 보이더라. 원래 낯가림이 없나


슬리피: 후천적으로 그렇게 변했다. 원래 되게 소심한 편이었다.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 하고(웃음). 그러다가 어느 순간 ‘친한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도 표현해보자’라고 결심했다.


Q. 2008년 ‘언터쳐블’의 멤버로 데뷔해 지금까지 걸어오고 있다. 어느새 13년 차 가수인데 그런데도 음악에 대한 애정은 식지 않은 것 같다


슬리피: 데뷔로 치면 2008년이니까 13년 차가 맞다. 우리끼리 앨범을 만든 건 2006년, 팀을 만든 건 2003년이니까 훨씬 오래된 셈이다. 작년에 힙합 싱글을 열 장이나 냈으니까 음악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이전보다 조금 식긴 했는데 확 식진 않았다(웃음). 내가 어느 정도 나이가 있다 보니 마지막 불꽃을 뿜어내는 것처럼 30대 안에 꼭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목표가 있기도 하고.


Q. 데뷔전 언더그라운드에서 유명 힙합 크루 지기펠라즈(Jiggy Fellaz) 소속이지 않았나. 영향받은 아티스트들이 정말 많았을 듯한데


슬리피: 음악적으로는 개코 형, 타이거 JK, ILLSON(더블케이)형의 랩을 정말 좋아했다. 힙합 크루 활동의 경우엔 외향적인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더 특별했는데, 그때 당시엔 그런 크루가 정말 많았다. ‘소울 컴퍼니’, ‘빅딜레코드’ 등 여러 크루들이 서로 소통하며 성장해 나갈 수 있었다.


Q. 개인적으로 아직도 ‘배인(Vain)(Feat. Koonta of Rude Paper)’을 즐겨 듣는다. 당시 ‘감성 힙합’을 듣게 되면 기분이 어떤지


슬리피: 감성 힙합이라는 말 자체가 애매하긴 하지만 어쨌든 그때는 발라드적 감성을 내세운 힙합 곡이 많았다. 요즘엔 래퍼들이 사랑 노래를 해도 비트 자체가 힙합 베이스가 강하더라. 사실 그 노래들을 부를 때에는 정말 하기 싫었다.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하다가 데뷔했는데 제목부터 ‘가슴에 살아(feat. Narsha Of Brown Eyed Girls)’지 않나(웃음). 오히려 지금 들으면 재밌고 색다르게 다가온다. 오직 그때만 표현 가능한 음악을 했다는 점에서.


Q. 절대 뒤지는 실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당시 ‘감성 힙합’이라는 이유로 폄하 받을 때가 있었다. 강한 음악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에서 여전히 후회는 없나


슬리피: 후회는 항상 있다. 우리 수록곡을 보면 타이틀 곡과는 다르게 힙합 무드가 강하다. 특히 2집엔 빈지노와 비프리가 피쳐링한 ‘Hit Da Club(feat. B-free, Beenzino)’, 팔로알토가 피쳐링한 ‘멋진 꿈(feat. Paloalto)’ 등 나름대로 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가끔 소속사에 왜 더 힙합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지 못했는지 후회될 때가 있다. 그런 상상을 정말 엄청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아니면 아예 팝적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하고. 그 당시엔 니요(Ne-Yo) 같은 아티스트들이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더 트렌디하게 보였을 수도 있다.


Q. 사실 슬리피만큼 힙합에 진심이었던 사람도 드물다. 예능 프로그램으로 활동 중 ‘쇼미더머니6’에 참가했는데 큰 결심이 앞섰을 것 같다


슬리피: 물론이다. 떨어지면 이 바닥을 떠야 하나 생각도 했지만 나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고, 어느 정도의 자신감도 있었기 때문에 용기 낼 수 있었다.


Q. 그래도 성적이 나쁘진 않았다


슬리피: 사실 거기까지 갈 줄 알았다. 내가 외운 벌스가 3개 정도였고, 그 이후는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웃음).




Q. 처음 ‘1박 2일 시즌4’ 라인업이 들렸을 때, 딘딘의 공중파 입성에 회의적인 시청자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존재감을 인정하는 추세다. 조금씩 다가서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딘딘: 당연히 많이 느낀다. 처음에 기사 떴을 때만 해도 ‘왜 쟤가 저기 들어가냐’라는 반응이 많았으니까. 이전에는 내 강점을 보여드릴 기회가 많지 않았고 지금에 비교하면 정말 미숙했다. 이젠 어느 정도 나 자신이 성장했다는 걸 느끼는데, 그 타이밍이 프로그램 활동 시기와 딱 들어맞았던 것 같다. 아마 이전 1박 2일 시즌 때 참여했다면 전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을 거다.


Q. 첫 방송 촬영 때부터 ‘까나리카노’를 3잔 원샷하며 신고식을 치르지 않았나. 그 진심 어린 모습에 팬으로 다가선 이들이 많다


딘딘: 솔직히 말하면 꼭 1박 2일이 아니더라도 어떤 프로그램을 나가든 최선을 다해왔다. 근데 유독 그 모습이 돋보였던 이유는 지상파의 영향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리피 형이랑 술자리에서 늘 하는 건데 뭐(웃음). 물론 그땐 호기롭게 3잔 원샷했지만 다신 입에 못 대겠더라.


Q. 딘딘에 대해 많은 이들이 개그맨으로 착각하지만 알고 보면 Mnet ‘쇼미더머니2’서 준결승까지 진출했던 실력자다. 이런 이미지가 굳히는 게 아쉽진 않나


딘딘: 전혀 아쉽지 않다.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자주 비추더라도 음악할 때만이라도 진지하게 하면 대중들은 알아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모두가 아니라고 말할 때 혼자서 가졌던 소신이지만 말이다. 물론 활동 초반엔 방송에서도, 음악에서도 포지션이 애매했기 때문에 인정받지 못했다. 그에 비해 이젠 꾸준히 활동하다 보니 어느 정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느낀다. 음악에 대해선 느리지만 천천히,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달려갈 예정이다.


Q. ‘쇼미더머니2’에서 ‘금수저 래퍼’로 처음 얼굴을 비췄던 모습이 아직 잊히지 않는다. 수많은 예능 PD들의 선택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딘딘: 다른 출연진들이 안 하는 말을 주로 표현한다. 어떻게 보면 안 해도 되는 말 있지 않나. 그런 걸 내가 직접 실행하다 보니 제작진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말도 많고 시끄러운 편인 만큼 오디오 비는 공간도 줄어들고. 그런 부분이 내 강점이라고 말해주더라.


슬리피: 사석에서도 워낙 재밌는 애다. 그걸 그대로 방송에서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부럽다. 솔직히 딘딘이 정말 노력해서 발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회사의 도움 없이 자신이 갖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는 거다. 방송에 타고난 끼가 있다고 해야 할까.


Q. 딘딘은 2020년 권현빈의 ‘Moon & Butterfly’에 공동 작곡으로 이름 올린 적 있다. 바쁜 와중에도 곡 작업을 미루지 않는다


딘딘: 음악이 본업인 만큼 놓을 생각이 전혀 없다. 얼마 전에도 싱글을 발매했고, 또 새로운 앨범을 준비 중이다. 여태껏 음악을 포기해야겠다고 다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당연히 내 본질은 음악에 있고, 무엇보다도 난 음악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Q. 함께 음반 작업하고 싶은 사람은 없나


딘딘: 정말 수도 없이 많다. 지금 바로 생각 드는 건 ‘버즈’의 민경훈 씨. 내 학창 시절을 함께 했던 록발라드인 만큼 새로운 협업을 준비 중이다.


Q. 여러 래퍼들과의 친분이 돋보인다. 스윙스가 술 마시고 SNS 라이브 방송을 키니까 옆에서 말리더라. 주변 인물들이 문제 생기지 않도록 케어하는 성격 같다


딘딘: 사실 그렇다. 그땐 나랑 함께 있는 상황이었지 않나. 개인적으로 모든 사람이 나와 함께 있을 때만큼은 어떠한 일도 없었으면 한다. 친한 사람이 SNS에 문제 될 것 같은 일을 벌이면 곧바로 전화해서 조언하지만 굳이 내 사람이 아니라면 내버려 두는 편이다.


슬리피: 장성규 씨도 ‘워크맨’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말하더라.


딘딘: 술 마신 상태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켜길래 바로 전화해서 제지했다.


Q. 슬리피한테도 그런 충고를 아끼지 않는 편인가


딘딘: 이 형한테는 뭐 일상이다(웃음).


슬리피: 나는 라이브 방송 자체를 잘 안 한다. 그 대신에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다고 제안하곤 한다. 물론 거의 막히지만(웃음).


Q. 슬리피는 MBC ‘일밤 진짜 사나이2’를 통해 본격적인 예능 프로그램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방송연예대상 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신인상’을 타기도 했는데 기분이 오묘했겠다


슬리피: 어렸을 때 재밌는 사람, 개그맨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특별하게 다가왔다. 한편으로는 슬펐던 부분이 있었는데, 음악을 오래 한 사람의 입장으로서는 연말 시상식에 한 번도 나가보지 못했다는 거다. 수상 소감으로도 음악인으로서는 이룬 것이 없어서 부끄럽다고 전했다. 물론 예능 관련 상을 받은 것 자체에 대해서는 지금도 정말 감사하고 과분하게 느낀다.


Q. 예능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피하지 않을 생각인지 궁금하다


슬리피: 물론이다. 지금 소속사를 홀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분에 큰 도움이 된다. 나 같은 경우엔 예능 프로그램 섭외 제안에 거절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다들 알겠지만 경제적으로 상황이 매우 안 좋았으니까.


Q. 도전해보고 싶은 예능 분야


슬리피: 긴 고정? 하나 들어가면 3년 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 SBS ‘TV 동물농장’이나 JTBC ‘차이나는 클라스 - 질문 있습니다’ 이런 방송 있지 않나. 물론 웃자고 하는 얘기긴 한데 개인적으로 ‘동물 농장 아저씨’가 되는 게 꿈이다. 워낙 동물 좋아해서(웃음).


Q. 전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자주 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해결된 상황인가


슬리피: 지금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심해지면 법원도 쉴 때가 있다. 다행히 원활히 해결되고 있다. 그쪽에서 형사 고소도 한번 들어왔는데 이미 무혐의로 끝났다. 아직 기사화가 안 되긴 했지만.


Q. 데뷔했을 때부터 쭉 몸담았던 소속사지 않나. 믿었던 만큼 실망감이 크겠다


슬리피: 대표님이 하늘나라로 가셨기 때문에 그때 이후론 소속사에 애정이 많이 떨어져 있던 것 같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대표님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Q. 팀 멤버 디액션도 같은 마음인가


슬리피: 그렇다. 우린 일심동체다(웃음). 아무래도 이전만큼은 자주 보진 못하지만 말이다. 다른 방송에서 밝힌 적도 있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만큼 싸웠던 기간도 있었고, 그런 트러블을 대화로 풀기도 했다.


Q. 1인 소속사를 차린 이후, 얻어가는 것이 있다면


슬리피: 당연히 돈. 그만큼 신경 쓸 게 많고 짊어져야 할 건 있지만 금전적인 이익이 크다. 무엇을 하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Q. 딘딘은 1인 소속사를 차릴 계획 없나


딘딘: 없다. 내 일 하기도 바쁘고 예민한 성격이기 때문이다(웃음).


Q. 실제로 정말 예민한 성격 같다. 방송 캐릭터와 실제 성격이 다르다는 말 자주 듣나


딘딘: 대부분 그렇게 느낀다. 사실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말이 정말 없는 편이다. 일할 때가 아니면 막 표현하질 못해서 당황하는 분들이 정말 많다.


Q. 서로에게 부러운 부분이 있다면


딘딘: 일단 가장 먼저 키(웃음). 그리고 일에 대한 열정 하나는 엄청나다는 거다. 내가 리피 형 나이가 되어도 저 정도의 열정이 나올 수 있을까 생각 들 때가 있다. 안 될 게 눈에 뻔히 다 보이는데 도전하는 모습이 정말 신기하다. 누가 봐도 결과가 뻔히 보이더라도 꿋꿋이 실행에 옮긴다.


슬리피: 그래도 딘딘이 저번에 예언한 바로는 2~3년 후엔 내 예능감이 터질 것 같다고 하더라. 난 딘딘의 청춘과 젊음이 부럽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타고난 끼라고 해야 할까. 나는 랩을 타고나지 못했다. 지금도 꾸준히 연습하고 바꿔 가는 편이다. 그에 비하면 이 친구는 별다른 언더그라운드 생활 없이 ‘쇼미더머니’ 방송에 나가 인정받았고, 곡도 곧잘 쓰지 않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뭔가 센스 있는 플레이를 한다.


Q. 확실히 딘딘은 아무런 활동 없이 ‘쇼미더머니’에 나가 큰 결실을 봤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텐데


딘딘: 가장 친한 작곡가 친구가 한번 나가보라고 권유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거절했는데 그 친구가 좋은 꿈을 꿨다고 하더라. 그래서 별다른 생각 없이 나가게 됐다.


Q. 근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지 않았나. 기분이 어땠는지


딘딘: 그때 당시에는 음악과 세상에 대해서 정말 가볍게 생각했고 자신감 넘쳤던 것 같다. 그러고 나서 6개월이 지나자 내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거다. 아무 준비가 안 되어있는 상황에서 정말 과분한 관심을 받았다고 해야 할까. 내게는 그 시기가 연습생 기간이라고 느껴졌다.


Q. 힘들 때 위로가 되었던 음악 한 가지씩 꼽아보자


딘딘: 럼블피쉬의 ‘그대 내게 다시’. 캐나다에 처음 유학 갔을 당시에 이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 투팍(2Pac)의 ‘All Eyez On Me’도 각별히 아끼는 곡이다. ‘모든 눈이 나를 본다’라는 가사 속 의미처럼 이 곡을 들으면 자신감이 한 번에 충전된다.


슬리피: 정말 가난했던 시절에 들었던 Jaheim(자하임)의 노래들을 꼽고 싶다. ‘Forgetful’, ‘Come Over’을 들으면 여전히 그때 생각이 나고 위로받는 기분이다.


에디터: 박찬
포토그래퍼: 김수진
의상: 베일가, 프레드 페리, 아크네 스튜디오, 밈 더 워드로브, 리바이스, 비슬로우, 마뗑킴(MATIN KIM)
모자: 휠라
슈즈: 렉켄
주얼리: 무궁화랑, 민휘아트주얼리
식기류: 제니아테일러 코리아
테이블 보: 비비앤데이
스타일리스트: swey, 조정흠
헤어: 제니하우스 이지 부원장(슬리피), 광효(딘딘)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유지 팀장(슬리피), 김태영(딘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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