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성인군자처럼 굴더니"…내로남불 심판한 30대 남성들 [앵그리 2030]

입력 2021-04-10 14:00   수정 2021-04-10 15:49


'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나'를 한국경제신문이 20명의 30대 남성들에게 물었다. 절대 다수는 '부동산' 문제를 꼽았다. 이들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다양한 이유를 나열했지만, 첫마디는 대부분 ‘부동산’이었다.
30대 남성 '더블스코어'로 오세훈 지지
이번 보궐선거에게 20대 남자만큼 박영선 민주당 후보에게 강한 반대를 표한 계층은 30대 남성이다. '부동산 이슈'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0대 남성은 대부분 경제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결혼을 하는 등 부동산 구입에 대한 가장 고민이 큰 연령대다. 이 문제에서 실패한 여당에 대한 반발이 컸다는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 대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30대 남성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는 32.6%에 불과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국민의힘 소속)에 대한 지지는 63.8%에 달한다.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차이가 난 셈이다.

30대 남성 중 민주당 지지자들은 1년전 총선과 비교했을 때 빠른 이탈을 보였다. 지난 총선 30대 남자의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은 57.8%였다. 단순 비교로 25%포인트나 돌아선 셈이다.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은 33%였다. 1년 만에 두배가 됐다.
"민주당, 성인군자처럼 굴더니…"
남자 30대가 경제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조직에서 자리를 잡거나, 결혼을 하는 등의 시기인 만큼 이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여겨지는 부동산에 대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특히 부동산 급등 속 시장 정상화를 외치면서도, 뒤로는 투기를 행하는 민주당의 '내로남불' 행태에 특히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누구는 아득바득 모아도 살수 있을까 말까하는데 또 누구는 부동산을 이용해 쉽게 돈을 번다"라며 '박탈감'을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생인 이모씨는 "'부동산은 더이상 투자처가 아니라 거주처'라며 성인군자처럼 굴던게 민주당"이라면서 "그래놓고는 알고보니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 자신들의 말과 전혀 다른 행동을 했던걸 보며 도저히 지지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씨는 "부동산과 관련한 박탈감이 제일 컸던 것 같다"며 "30대 남자들은 몇백만원의 월급으로 '언제 집을 사냐'는 어려움을 겪는데, 여당 관계자들은 말과는 달리 행동으로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걸 보고 허탈감이 컸다"고 했다.

또다른 서울대학교 대학원생 이모씨는 "부동산 실정에 완전 돌아섰다"면서 "집값이 비싼 일부 지역은 그냥 잘사는 사람이 살게하고, 나머지 지역에서 서민들이 살수있게 냅두지 왜 쓸데없이 건드려서 모든 사람을 못살게 만든건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LH사태 같은 불법 투기 사태에 대한 대응도 불만"이라며 "뉴스로 나오는 일련의 대책만 봐도 제대로 조사할 생각은 없어보인다고 느낀다"고 했다.

이 밖에도 정부의 나눠먹기식 낙하산 인사정책, 대북정책, 실패한 일자리 정책 등을 이유로 꼽았다. 20명의 30대 남성들의 의견을 비쳐봤을때, 상대적으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 사태는 표심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단기 이반' 그치지 않을 수도
이번 30대 남성의 민심 이반이 단기적으로 그치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 이슈는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문제이기에 30대의 현재 민심이 잘 바뀌지 않을거란 의미다.

공무원인 정모씨는 '내년 대선에는 30대 남성의 여론이 어떨거 같나'라는 물음에 "부동산 급등,부동산 세금 문제 등이 1년안에 해결되기도 어려워 보이고, 내로남불에 대한 반감이 그 사이 별로 사라질 것 같지도 않다"면서 "후보가 누구냐가 중요하겠지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수의 지지로 이어지느냐에 대한 물음에는 '정부여당이 싫을뿐 보수를 지지하는건 아니다'고 답했다. 다만 30대 남성 여론과 관련 보수가 합리적 모습이나 싸우지 않는 모습 등을 보여준다면 지지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회사원 김모씨는 "지고 나서도 끝까지 도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모습이나 나경원 전 의원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이렇게만 선거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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