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구미 3세 여아 달라진 귀모양…바꿔치기 시점 구체화

입력 2021-04-11 09:28   수정 2021-04-11 10:21



"2018년 4월24일 전후 아기 귀 모양이 확연히 달라졌다."

구미 3세 여아 보람이 사망사건을 파헤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0일 아이 바꿔치기 시점을 과학적 추론으로 추적했다.

제작진은 국내 최고 귀성형 전문의의 조언으로 시점별 아기 사진의 ‘귀 모양’을 비교 분석해 봤다.

그 결과 사진 속 아기의 오른쪽 귀 모양은 대체로 비슷했지만, 왼쪽 귀에서 뚜렷한 변화가 감지됐다.



전문가는 아기가 태어난 직후 왼쪽 귀 모양이 접혀 있었던 반면, 2018년 4월28일 찍힌 사진에서 아기 왼쪽 귀의 모양이 완전히 펴진 모습에 주목했다. 전문가는 그사이 아기의 귓바퀴가 완벽히 펴질 가능성은 매우 적고 처음 사진과 이날 찍힌 사진 속 아기는 동일인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이가 산부인과 병원에서 퇴원한 4월7일부터 28일까지 바꿔치기 됐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보람이 사건에서는 당초 아이를 홀로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친모 김모씨(22)가 구속기소됐다. 아동학대에 의한 사망으로 끝날뻔한 이번 사건은 보람이에 대한 DNA 검사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오며 반전을 거듭했다.

친모와 친부의 DNA가 보람이와 일치하지 않았으며 뜻밖에도 김씨의 어머니 석모씨가(48)가 친모로 밝혀진 것이다.

비슷한 시점에 출산한 두 사람의 아이는 어떤 이유에선지 뒤바뀌었고, 세살 아이는 친모인줄 알았던 김씨에게 버려진 채 홀로 사망했다. 6개월 뒤 손녀딸의 시신을 발견한 석씨 남편이 경찰에 신고하며 이 사건이 알려졌다.

제작진은 결국 지난 2018년3월20일 태어난 보람이의 행적을 담은 사진과 영상자료 5000여점을 입수해, 아이가 바뀐 시점을 추적해갔다.

김씨 전 남편은 아이 바꿔치기 전 실질적으로 하루를 보람이와 지낸 것으로 추정된다.

4월24일은 아이가 김씨의 집으로 온 날로 추정됐다. 즉 이날 석씨가 아이를 바꿨을 확률이 높다. 김씨의 전 남편은 "장모님은 운전도 못하고 절대 혼자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라며 아이를 바꾸는데 공범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사건에 상담심리학과 김태경 교수는 "꼭 아이를 낳아야 하는 이유, 아이를 바꿔야 하는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으로 봤을 때 그 명분은 종교밖에 없다"고 추측했다.

박지선 교수는 석 씨가 제작진에 보내온 편지 내용을 토대로 "보람이를 사망 상태로 발견한 시점이 2월 8일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족들이 공범이 아니냐, 가족들은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 단체 대화방을 보면 정말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김 씨에게서는 무책임성이 보인다. 김 씨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그 집의 환경이다"고 분석했다. 김 씨 집은 쓰레기 더미들로 쌓여 있었고 열 달 동안 내지 않은 미납고지서와 함께 전기, 가스 등이 끊긴 상태였다.

그러면서 "김 씨가 보람이 존재를 현 남편과 출산하게 된 아이 사이에서의 걸림돌이라 생각할 거다. 아이가 살아있으면 자신이 뭐라도 해야 하지 않나. 구치소에서도 만사 귀찮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 씨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는 "구치소에서 다들 나에게 잘해준다", "귀여운 둘째딸 면회 와달라" 등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사건의 본질은 아동학대이다. 언론과 수사 기관이 아동학대에 더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알' 측도 "석 씨가 외도로 아이를 낳았다는 데 집중해선 안된다. 집안에 유난에 많았던 해바라기, 조력자 등 문제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보람이를 바꿔치기 하기 위해서는 어디선가 아이를 키우고 있었어야 하며 차도 없는 석 씨가 아이를 부모 모르게 바꾼다는 것은 혼자 실행하기엔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한편 보람이가 바뀐 정황과 실제 보람의 행방 등에 대한 정확한 물증을 경찰아 찾아내지 못한 상황에서 김 씨의 재판이 시작됐다.

김 씨는 지난 9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대구지법 김천지원에 출석한 김 씨는, 지난해 8월 친인척에게 부탁 조치도 하지 않은 채 구미시 소재 원룸에 아이를 홀로 방치해 기아로 사망하게 하고 아이가 숨진 뒤에도 올해 2월까지 계속 양육수당을 수령한 혐의 등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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