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이동통신사 요금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이다.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큰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알뜰폰 업체별로 요금이 다르지만 4세대 이동통신인 LTE 요금제가 보통 월 2만~3만원대다.
알뜰폰의 또 다른 장점은 5세대(5G) 이동통신 전용으로 출시된 스마트폰도 LTE 요금제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보통 약정을 부과하는 이동통신사 요금제보다 여러모로 소비자에게 합리적 선택지를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이 MZ세대로부터 입소문을 탄 건 이들 가운데 수요가 높았던 애플 아이폰12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KT의 알뜰폰 자회사 엠모바일, LG유플러스의 헬로모바일 등 알뜰폰 업체는 아이폰12 출시에 앞서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MZ세대를 공략했다.
20대의 알뜰폰 유입은 수치로 확인된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알뜰폰 가입자의 20대 비중은 18%로 집계됐다. 2017년 하반기(11%)와 비교하면 3년 만에 6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10대 가입자는 1%에서 4%, 30대 가입자는 23%에서 24%로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아이폰12 출시 이후 스마트폰을 직접 사고 알뜰폰 유심을 끼우는 ‘자급제+알뜰폰’ 조합도 유행이 됐다. 아이폰12는 기기값이 100만원을 훌쩍 넘지만 자급제로만 20%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올 1월 출시한 갤럭시S21 시리즈의 자급제 판매량 비율은 삼성전자 플래그십(전략) 제품 중 사상 처음으로 20%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기존 2년 약정이 끝난 뒤 기기는 계속 쓰되, 기존보다 저렴한 요금제로 변경하려는 수요가 알뜰폰 가입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알뜰폰 사업자는 바뀐 제도를 활용해 가입자 확대에 총력을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달부터 3만원대(12GB), 4만원대(30GB) 등 저렴한 5G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엔 100~200GB 데이터 용량을 제공하며 6만~7만원대 요금을 받았지만, 데이터 용량을 줄이면서 가격을 내렸다.
알뜰폰 사업자는 각종 혜택을 추가하는 등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헬로모바일은 배달앱으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후불 유심(USIM)카드를 구매해 30분 내로 이를 수령할 수 있는 ‘유심 배달’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KT엠모바일은 알뜰폰업계 최초로 가입자 간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결합 요금제 ‘데이터 함께 쓰기’ 2종을 선보였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접근성은 알뜰폰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결합할인이나 멤버십 등 이동통신사 고유의 혜택을 원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은 것도 마찬가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은 요금제 변경, 각종 서비스 가입 등을 알아서 해 주는 이동통신사 대리점과 달리 스스로 개통해야 하는 등 중장년층에겐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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