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올 여름 IPO 왕들의 전쟁..30조 대어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출격

입력 2021-04-12 09:00  

≪이 기사는 04월09일(15:0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 VS 카카오뱅크'

올 여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왕좌의 게임이 펼쳐진다. 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크래프톤과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증시 데뷔전을 치르기 때문이다. 두 회사 모두 기업가치가 3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기업으로 상장시 주식 시장에 적지 않은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전날 크래프톤이 예심을 신청하고 상장을 공식화하자 일정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이달 예비심사를 신청할 경우 오는 6월 승인이 예상된다. 내부 통제 이슈 등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심사에 2개월 가량 소요된다. 승인 이후 바로 공모 일정에 돌입할 경우 6월 말이나 7월 상장할 수 있다.

업계는 7~8월 상장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증시 조정기가 오기 전에 상장을 마무리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달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와 이달 공모를 진행하는 SKIET는 승인 다음 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초스피드로 공모 절차를 진행했다. 올해 공모주 시장에 대어들이 다수 포진한만큼 공모 일정을 고심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두 회사가 상장할 경우 올해 공모 규모는 역대 최고를 기록하게 된다. 지금까지 최대 기록은 2010년으로 10조1000억원 규모였다. 당시 삼성생명이 4조8881억원의 공모 자금을 끌어모은 영향이다.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은 22조원으로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공모 기업으로 남아있다.

크래프톤은 장외 시가총액이 20조원을 돌파했다. 기업가치는 최대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순이익 5563억원에 주가수익비율(PER) 30~40배를 적용하면 20조원 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동종 업계인 엔씨소프트의 PER은 35배, 넷마블은 49배 수준이다. 다만 배틀그라운드의 의존도가 심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식었고 신작 게임 '엘리온'의 실패로 예상보다 높게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크래프톤이 20조원 대의 기업가치로 상장한다면 공모 규모는 4조원 대다. 올 1분기 공모 규모는 약 2조6484억원, 이달 상장하는 SKIET가 2조2000억원을 끌어모은다면 공모 규모는 5조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까지 더해지면 10조원은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크래프톤보다 카카오뱅크가 증시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완료할 당시 기업가치는 9조3000억원 대로 평가됐으나 플랫폼을 기반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상장시 2~3배 이상으로 몸값이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흑자 전환에 성공한지 1년 만에 순이익이 8배 이상 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출범 3년 차였던 2019년 당기순익은 137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136억원으로 불어났다. 대출 증가로 이자 수익도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대출 잔액은 20조3133억 원으로 전년 15조원 대비 33% 급증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율(21.6%)을 넘어섰다. 신용대출만 취급한 덕분에 순이자 마진도 시중 은행보다 높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수수료 부문에서도 68억 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첫 흑자를 냈다.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는 1360만 명이다. 수신잔액은 23조5393억원, 여신잔액 20조3133억원 규모다. 올 하반기에는 대출을 확대하고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에도 도전해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국내 1위 인터넷 은행 지위를 확고하게 굳히며 시중 은행을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 은행 중 국내 첫 상장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전세계적으로 테크핀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가치도 급등한 상황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은 지난해 상장을 추진할 당시 기업가치가 2000억 달러(약 240조원)로 평가됐다. 이런 영향으로 카카오뱅크의 장외 시가총액은 40조원에 육박했다. 국내 은행 지주 1위인 KB금융의 시가총액 22조원과 2위인 신한지주(19조원)를 합친 것과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카카오뱅크의 장외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앤트파이낸셜의 상장 무산과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 이후 테크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카카오뱅크가 상장으로 자금을 확보할 경우 은행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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