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뗀 생수' 불티나게 팔리는데…업체들 고민에 빠진 이유

입력 2021-04-13 12:52   수정 2021-04-13 13:53


생수업계가 친환경 경영을 위해 브랜드 라벨을 뗀 '무라벨 생수'를 잇따라 출시하는 가운데 업체들의 소비자 어필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편의점도 무라벨 자체브랜드(PB) 생수 제품을 출시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포인트를 어디에 둘지 업체들은 고민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무라벨 생수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건 롯데칠성음료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1월 플라스틱 라벨을 뗀 생수 '아이시스 에코'를 출시, 첫해 약 1010만 병을 판매했다. 롯데칠성은 소비자 반응에 힘입어 6개들이 묶음 포장용으로 생산되는 아이시스 에코의 페트병 마개에 부착된 라벨까지 없애며 친환경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했다.


편의점도 가세하면서 무라벨 PB 생수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뜨거웠다.

CU에 따르면 PB 생수 '헤이루(HEYROO) 미네랄 워터 500mL' 제품은 지난 2월 무라벨로 디자인을 바꾼 뒤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수 전체 매출이 20.4% 오른 것과 비교하면 무라벨 생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2월 말 GS25가 출시한 무라벨 PB 생수 역시 출시 시점 대비 한 달 뒤 매출이 472.1% 상승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무라벨 생수는 기존 생수와의 소비자 가격이나 생산 단가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어떻게 어필하느냐가 핵심 관건이 된 것이다.

생수업계가 제품 마케팅 포인트에 대해 고심하는 이유다. 통상 생수는 브랜드 외에 차별화할 포인트가 마땅찮다. 게다가 소비자들이 생수를 구입할 때 '가격'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므로 PB상품에 비해 가격이 비싼 제조사 브랜드(NB) 생수는 가격 외의 차별화 포인트를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수 시장 누적 점유율은 제주삼다수(41.1%) 아이시스(13.7%) 백산수(8.3%) 강원 평창수(4.2%) 유통업체 PB 상품(18.6%) 순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체 PB상품 판매량을 합치면 업계 2위 아이시스보다 점유율이 높다.

일부 생수업체는 6개들이 제품 패키지 디자인 차별화와 유통 경로 차별화 등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소비자가 무라벨 생수임에도 아이시스 브랜드를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묶음상품 포장재에 상징색인 분홍색과 파란색을 활용해 로고를 크게 노출시켰다.

올해 상반기 중 무라벨 생수 출시 예정인 업계 1위 제주삼다수는 무라벨 제품을 가정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만 우선 판매할 예정이다. 농심 역시 올 상반기 안에 라벨 없는 백산수를 출시할 예정인데, 다음달부터 가정배송 및 온라인 몰에서만 해당 제품을 우선적으로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경영 기조에 맞춰 무라벨 생수 판매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하지만 플라스틱 라벨이 없고 생수병 자체가 투명해 디자인적으로는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우는데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나마 다르게 가져갈 수 있는 요소는 6개들이 묶음 포장재, 뚜껑, 유통 경로 등이다. 타사 및 PB 상품과의 마케팅 포인트 차별화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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