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로만 가려고하는 청년층의 마음을 산업단지 취업으로 돌릴 수 있었던 건 청년동행카드 덕분이었어요."
경기도 안산 반월국가산업단지에 있는 IT부품업체 A사장은 '청년 교통비 지원사업(청년동행카드)'의 효과에 대해 "예산 대비 효과가 좋은 '가성비'정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익성이 없다며 버스운영업체도 배차를 늘리지 않아, 산단내 취업자들은 출퇴근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며 "이 카드 덕분에 청년 이직·퇴직률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경기 시화국가산단의 기계부품업체 B사장은 "청년 직원들이 청년동행카드를 이용해 평소 출퇴근은 버스를 이용하다가 야근할때면 택시를 이용한다"며 "과거엔 전체 직원 대다수가 50~60대 연령층이었는데, 이 카드 덕분에 절반가량이 청년층으로 채워졌다"고 말했다.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국가산단은 수도권 3대 산단(시화·반월·남동)이 거의 유일하다. 대부분 지방 국가산단내 청년층은 주유비로 이 카드를 활용한다. 지방 국가산단은 버스정류장이 간헐적으로 설치된데다 배차시간이 길고, 택시마저 잘 다니지 않는 등 교통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전북지역 국가산단내 한 중소기업 사장은 "거주지가 비슷한 직원끼리 카풀제도를 운영하면서 이 카드를 주유비로 활용하고 있다"며 "출퇴근 교통비 걱정없이 직원끼리 함께 퇴근하며 친목도 도모해 회사 분위기가 한결 좋아졌다"고 말했다. 또 "누구 아이디어이지만 잘 만든 제도"라며 "공단이 칙칙하다며 예년같으면 청년층이 입사 지원마저 안했는데, 그나마 이러한 제도가 있어서 형편이 나아졌다"고 했다. 공단의 위치가 주거지역과 먼 곳이 많아 지원금 규모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경남 창원국가산단내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20대 직원은 "출퇴근 거리가 왕복 40㎞로 자동차 주유비로 청년동행카드를 쓰고 있는데, 월 5만원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방 국가산단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원은 "출퇴근 거리가 왕복 80㎞인데 3~4일만에 청년동행카드 지원금액이 다 소진돼 버린다"고 했다.
정책 성과도 좋았다. 작년엔 신청 인원이 예산범위를 초과해 신청접수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정책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교통비 지원을 받은 청년층의 92%가 "교통이 불편했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중소기업의 부족한 복지혜택을 보완해준다"며 만족 의견을 냈다. 청년근로자가 근무하는 기업체의 77%도 "근무 지속 기간과 신규 채용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에 따르면 이 사업을 적용받은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일자리 창출이 기업당 0.54명 높게 나왔고 고용유지율은 5.3%포인트, 신규 채용은 월 0.34명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7월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아쉽게도 시행 3년 6개월째가 되는 오는 12월말이면 종료된다. 정책 시작부터 '일몰제'로 기획됐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는 교통비 지원 중단시 16만명 청년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이런 제도마저 없으면, 인력이 부족한 산단내 중소기업들이 청년층 취업을 유인할만한 요인이 없다"며 "사업이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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