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3400억, 네이버 3000억…그랩 투자했던 韓기업·기관들 '대박'

입력 2021-04-14 17:47   수정 2021-05-25 10:02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그랩이 미국 증시 상장에 나서면서 이 회사에 투자한 국내 기업과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대박’을 터트리게 됐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만에 수천억원의 평가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14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랩은 최근 미국 투자회사인 알티미터캐피털이 만든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알티미터그로스’과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미국 증시에선 그랩의 기업가치가 최대 396억달러(약 44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 중 가장 높은 몸값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재 최대 기록은 지난해 9월 상장한 모기지 융자업체인 유나이티드홀세일모기지(160억달러)다.

그랩은 2012년 차량 호출서비스 기업으로 출발해 최근엔 음식 배달, 금융, 결제, 쇼핑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종합 플랫폼 기업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8개국의 200여 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랩의 초대형 상장 소식은 이 회사에 투자한 국내 기업에도 호재로 작용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차(2억달러)와 기아(7500만달러)를 통해 그랩에 2억7500만달러(약 3063억원)를 투자했다. 비슷한 시기 미래에셋증권과 네이버도 공동으로 설정한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를 통해 그랩 지분 1억5000만달러(약 16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시리즈H 투자로 그랩의 주주가 된 이들 기업은 보유 지분의 가치가 투자 당시 대비 2~3배가량 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5000억원, 미래에셋증권-네이버는 3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SK㈜도 그랩의 상장을 통해 대규모 투자 수익을 손에 쥘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도 2018년 시리즈G 방식으로 그랩에 2억3000만달러(약 2570억원)를 투자했다. SK㈜는 그랩이 성공적으로 나스닥에 입성하면 보유 지분 가치가 5900억원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한 지 3년 만에 약 3400억원의 수익을 낼 전망이다.

국내 대형 기관들도 대규모 투자 수익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등 주요 ‘큰손’들은 지난해 7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설정한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 2호’ 펀드 등을 통해 그랩에 2억달러(약 2230억원)를 투자했다. 투자 당시 그랩의 기업가치가 약 150억달러로 평가받았음을 고려하면 투자금액의 2배가 넘는 수익을 얻게 됐다.

몇몇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도 2019년 고유 계정을 통해 그랩 지분을 사들였다. 한국투자증권, 하나대체투자운용, KDB캐피털 등은 EMP벨스타와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약 250억원을 투자했다. 아크임팩트자산운용도 고액자산가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그랩 지분 25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KTB네트워크도 2017년 약 111억원을 투자했다.

김진성/차준호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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