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입양 한 달 만에 '귀찮은 X'…檢, 양모에 사형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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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4-14 23:00   수정 2021-04-14 23:33

정인이 입양 한 달 만에 '귀찮은 X'…檢, 양모에 사형 구형


검찰이 16개월 여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입양모 장모씨에게 사형을, 입양부 안모씨에게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양부모, 입양을 버킷리스트로 여겼다”
검찰은 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장씨와 안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장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또 전자장치 부착명령 30년, 아동관련 기관 종사 금지를 요청했다. 지난 1월13일 첫 재판이 시작된지 3개월만에 구형이 나왔다.

검찰은 이날 "16개월된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보호해야 함에도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를 결국에는 죽음으로 몰고간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럼에도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았다"며 사형 구형 이유를 밝혔다.

양부인 안씨에 대해서는 7년6개월의 징역을 구형하고 아동관련 기관에 10년 동안 취업을 제한할 것을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장씨가 아이를 학대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피해자의 생존을 위해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책임을 장씨에게 돌리며 범행을 부인하고, 아버지의 책무도 버렸다”고 했다.

또 검찰은 “이들 부부는 입양을 자신들의 ‘버킷리스트’로 생각했고 사회적으로 책임있고 의식있는 훌륭한 부부라고 평가 받기를 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이 입양하지 않았다면 정인이는 다른 부모로부터 그 존재 자체를 사랑받으며 쑥쑥 자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갈비뼈 부러져 숨쉬기도 힘들었을 것"
이날 재판에는 마지막 증인인 이정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과 석좌교수가 출석해 증언했다. 이 교수는 정인이의 사인 재감정에 참여한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지금까지 10차례 열린 재판에는 어린이집 원장과 입양기관 관계자 등 증인 8명이 출석했다.

이 교수는 정인이에게 발바닥이나 손바닥으로 강한 압력이 가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정인이가 공중에서 떨어졌다면 힘이 넓게 퍼지기 때문에 몸 앞부분의 장기인 췌장이 터질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속도가 느리면서도 면적이 넓은 힘이 가해져야 한다”고 증언했다. 이어 “당시 가슴 수술을 받아 팔을 들기 힘들었다는 피고인 장씨의 진술을 고려하면 몸무게를 실어 발바닥으로 복부를 밟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갈비뼈 골절 등으로 정인이가 엄청난 고통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렇게 많은 갈비뼈가 골절된 상태면 울 때마다, 숨을 쉴 때마다 고통이 엄청났을 것"이라며 "제대로 숨 쉬지도, 울 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의 질문에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정인이가 사망한 당일 의식이 옅어진 것에 대해 "반드시 출혈이 없었어도 의식이 저하됐을 수 있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이 교수는 "출혈 말고 무엇을 연결 시킬 수 있느냐"며 “명확한 사실은 당시 피해자 체중의 10%에 달하는 600cc의 피가 복강에 차있었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고인 측 변호인이 "심폐소생술(CPR) 방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 아이의 복부를 손으로 눌렀을 수도 있지 않냐"고 질문하자 이 교수는 “아무리 몰라도 배를 누르겠냐”고 반문했다.
◆입양 한 달 만에 정인이에게 '귀찮은 X'
장씨는 정인이에 대한 학대와 폭행은 인정했지만 살인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자 반항하는 것 같아 화가 났다”며 “머리, 어깨, 배를 때렸지만 바닥에 던지거나 발로 밟은 적은 없다”며 울먹였다. 이어 “아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고, 죽는 다는 건 상상도 못한 일”이라고 변론했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양부모의 메신저 대화에서는 추가적인 학대 정황도 드러났다. 정인이를 입양한지 한달 반이 된 지난해 3월, 장씨가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안아주면 안 운다’고 보내자 안 씨는 정인이를 ‘귀찮은 X’이라고 칭했다. 또 장씨는 ‘오늘 온종일 신경질. 사과 하나 줬어. 폭력은 안 썼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정인이가 사망한 후에도 장씨는 태연하게 생활을 이어갔다. 정인이의 사망 사실을 모르는 지인과는 장씨가 정인이를 데리고 출연한 텔레비전 입양 프로그램이나 주택 구매 등에 대해 메시지를 나눴다. 정인이의 사망을 위로하는 지인의 메시지에 ‘하나님이 천사가 하나 더 필요하셨나봐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검찰은 “마치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이 관계 없는 것처럼 답했다”고 지적했다.

정씨와 안씨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14일 내려질 예정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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