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경기 회복 확신 어려워…올해 3% 중반 성장 가능"[종합]

입력 2021-04-15 13:33   수정 2021-04-15 13:35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개 상황이나 백신 접종과 같이 불확실성 요인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며 "경기가 회복하고 있지만 회복세가 안착됐다고 확신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4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0% 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현재 연 0.50%로 인하한 뒤 7회 연속 동결이다.

금리 동결 결정 배경에는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작용했다. 이 총재는 "지금 단계에서는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고려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며 "우리 경제가 건실한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출 증가세 이어질 것…코로나19 확산세·백신보급 악화되진 않을 것"
이 총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대 중반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월 전망치(3.0%)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는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있었고, 세계경제 성장세가 빨라지면서 정보기술(IT) 경제도 한층 강화됐다"며 "우리 국내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전망보다 확대되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소비심리도 되살아나기 시작했고, 지난달부터 집행된 추경도 내수진작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잡는 코로나19 확산세와 백신 접종률도 현재보다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있지 않지만 현재보다 더 크게 악화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백신 보급도 현재 접종비율은 낮지만 정부가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백신 보급이 하반기들어 큰 차질을 빚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잠재성장률 하락이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현재 코로나19가 진행 중인 만큼 불확실성은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 충격에 따라 고용사정이 악화됐고, 서비스업 생산능력이 저하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잠재성장률이 코로나 위기 이전보다 훨씬 낮아졌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잠재성장률 수준은 코로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그때 다시 추정해서 살펴볼 생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마이너스 GDP 갭이 축소되는 속도도 생각했던 것보다 빨라지고 있지만, GDP갭 역시 잠재성장률 추정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정확한 수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 전망치도 높였다. 앞서 2월 제시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1.3%)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 총재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전망경로를 웃돌아 당분간 2%내외 수준에서 등락하다 다소 낮아질 것"이라며 "하반기에 다소 하락하면서 연간 물가상승률은 1%대 중후반을 나타낼 것"이라고 했다.

"가계부채, 거시건전성 측면에서 관리해야…암호화폐는 금융안정 리스크 커"
이주열 총재는 가계부채 확대에 유의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국가 신용등급엔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신용등급을 따질 때는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과 앞으로의 성장잠재력, 특히 기업부문의 경쟁력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봐서 결정한다"며 "신용등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부채)만으로 신용등급이 안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단언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한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53.2%에서 69.7%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지난해 가계, 기업 등 부채를 합친 총부채는 5070조원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가계부채 관리에 대해선 '거시건전성'을 앞세웠다. 이 총재는 "감독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은행 입장에선 현재 경기 상황 감안할 때 통화정책은 완화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가계부채 관리를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확대의 주범인 집값 급등에 대해서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금리 인하를 통한 완화적인 금융여건은 주택수요를 촉진하고,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는 영향을 주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통화정책 완화기조가 자기화함에 따라 주택가격 상승은 사실상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택 가격에는 금리 외에도 수급상황이나 당시 경기상황, 정부의 조세정책이나 부동산 관련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본다"며 "현재 주택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에는 가격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또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어떤 점이 추인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암호화폐 투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관점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암호자산은 적정 가격을 산정하기 어렵고,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암호자산에 대한 투자가 과도해지면 투자 관련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어,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큰 만큼 우려의 시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슬라와 페이팔 마스터카드 등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약이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이 지급수단으로 사용되는 데에는 제약이 아주 많고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파월 의장도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편 14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날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은 "가상화폐는 정말로 투기를 위한 수단"이라며 "결제수단으로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지 못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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