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스가 '中 견제' 찰떡공조…'내달 방미' 문 대통령, 선택지 좁아져

입력 2021-04-18 17:36   수정 2021-05-02 00:02


미국과 일본 정상이 52년 만에 양국의 공동성명에 대만을 명시하며 ‘대(對)중국 포위망’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미·일 3국 공조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6세대(6G) 이동통신 개발에 총 45억달러(약 5조원)를 투자하는 등 경제 부문에서도 중국을 적극 견제하기로 했다.

일본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행보에 힘을 실어주자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해온 한국 정부는 다음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더 큰 고민에 빠지게 됐다.
미·일 대만 언급하자 중국 반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 16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이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 정상이 공동성명에 대만을 명시한 것은 1969년 11월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과 사토 에이사쿠 당시 일본 총리 회담 이후 52년 만이다. 중·일 수교(1972년)와 미·중 수교(1979년) 후 지금까지 양국 정상회담에서 대만이 언급된 적은 없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거론된 것은 동맹국과의 관계를 활용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에 스가 총리가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동성명에는 홍콩과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 등 중국을 압박하는 여러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은 도쿄올림픽과 영토 분쟁에서 일본을 지지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스가 총리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일본이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미국이 공동 방어 체제를 구축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스가 정권이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미국이 협력하기로 했다.

두 나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하고,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도 인식을 같이했다.

중국 정부는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내놓은 입장문에서 미·일 정상의 성명에 대해 “중국의 내정을 거칠게 간섭하고 국제 관계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만과 홍콩, 신장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는 점과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지인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영토라고 재차 주장했다.
반도체와 이동통신에서도 협력
경제 부문에서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여러 합의가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미·일 핵심 경쟁력 파트너십’을 발족해 반도체와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개발, 탈석탄화 등을 미국과 일본이 주도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두 나라는 차세대 이동통신인 6G 기술에 각각 25억달러와 20억달러 총 45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공동성명 부속문서에 담았다.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회사가 세계 5G 시장의 40%를 점유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6G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뢰할 수 있는 사업자가 5G의 안전성과 개방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나라는 또 다국 간 연대를 통해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뿐 아니라 국제 표준화 부문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협력하고, 인공지능(AI) 및 양자컴퓨터 등의 공동 연구도 추진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일 양국의 기술은 전제주의가 아니라 민주주의에 의해 공유되는 방식으로 관리될 것”이라며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도쿄=정영효/워싱턴=주용석/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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