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들은 동반진단을 병행한 신약 개발이 한창이다. 독일 머크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텝메트코’로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머크는 동반진단 기업 아처DX와 협업해 텝메트코의 바이오마커 발현 여부를 확인하는 동반진단 제품도 함께 내놨다. 투약하기 전 이 동반진단 제품을 활용하면 환자에게 약효가 나타날지 미리 알 수 있다.
화이자와 노바티스도 동반진단 기업과 연계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거나 개발 중인 신약에 쓸 동반진단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선 싸이토젠, 지노믹트리, 젠큐릭스 등이 동반진단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엔젠바이오는 국내 바이오 기업 여섯 곳과 동반진단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 중 유방암 치료제 개발을 이미 마친 해외 제약사 한 곳의 경우 엔젠바이오가 국내 처방 때 쓰일 동반진단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는 “국내 병원 15곳에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에 쓰이는 동반진단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며 “해외 제약사 두 곳과도 동반진단 기술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임상시험 환자 선별은 물론 미국 동반진단 제품 허가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토펠릭바이오는 전이성 고형암 치료제인 ‘ATB-301’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개발에 동반진단을 적용할 계획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혈액암 치료제 ‘PHI-101’로 한국과 호주에서 임상 1상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후속 임상에선 엔젠바이오의 혈액암 동반진단키트인 ‘힘아큐테스트’를 쓸 예정이다. 최 대표는 “이들 신약 후보물질이 상용화되면 환자 투약을 위한 동반진단 제품도 함께 쓰이게 된다”며 “동반진단은 신약 개발을 직접 하지 않고서도 장기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동반진단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미국 연구시설도 확보할 계획이다. 그는 “미국에서 동반진단이 가능한 미국실험실표준 연구실(클리아랩) 비중은 5% 남짓”이라며 “클리아랩을 인수해 직접 운영하거나 기존 연구시설에 지분투자를 해 NGS 설비를 구축하는 두 가지 안을 동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 동반진단
특정 약물이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미리 알아보는 진단법. 임상 전 약효를 보일 환자를 선별하면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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