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뭐 하지④] “은퇴는 모두에게 처음이라 무섭죠.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이봉준 서울시50플러스재단 컨설턴트

입력 2021-04-20 16:22   수정 2021-04-20 16:23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은퇴 후 시작되는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막연한 두려움이 앞서 있어요. 인생 1막을 잘 마무리했으니 성공한 인생 2막을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죠. 인생 1막도 처음부터 잘했던가요. 다시 걷는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가면 됩니다.” 은퇴 후 가장 많이 고민하는 시니어들의 질문을 모아 이봉준 서울시50플러스재단 컨설턴트에게 질문해봤다.



이봉준(67) 서울시50플러스재단 컨설턴트
전직 공무원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어떤 것인가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으며 ‘앙코르브라보노’라는 협동조합에서 이사를 맡아 시니어 동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퇴직 예정자를 대상으로 전직지원 강의를 하거나, 사회적 기업과 매칭해주는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고 있다.”

전직서비스는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나
“변화관리부터 시작한다. 은퇴 후에는 자신의 변화와 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후 진로 측정, 진로 진단 과정을 거친다. 자신의 경험을 살릴 것인지, 새롭게 개척할 것인지에 대한 분석을 한다. 이후 목표설계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지식, 기술, 태도 정비 과정을 거친다.”

시니어들의 재취업을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시니어들의 지식과 기술은 적어도 10년 전의 아날로그식 지식에 멈춰있다. 시장에 바로 접목해 활용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또한 수년간 기업의 관리자로서 일하면서 지시에 집중된 능력을 실행 능력으로 되돌리는 과정도 필요하다. 일반적인 행정업무를 했다면 자격증을 취득한다든지, 관심 있는 분야에 봉사활동을 가서 현장 지식을 얻는다면 도전하기도 쉬워질 것이다.”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일반 관리직이나 행정직 분야에서는 전문성이 없다는 점을 가장 두려워한다. 그런 분들은 전문성 찾기를 통해 직업의식 교육이나 전문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기술직이나 전문직이신 분들은 오히려 전문성을 포기하고 다른 분야로 가는 것들을 두려워하신다. 그런 분들에게는 영역확장을 추천한다. 자신의 전문성을 유지하며 다른 분야와 접목해 영역을 확장해 나가면 경쟁력도 높아진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시니어 취업 시장의 트렌드를 소개한다면
“언택트다. 코로나19 이전은 아날로그식 취업이 잘 통했다. 코로나19 이후는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으면 취업 접근조차 어려운 상황이 됐다. 가장 필요한 것은 IT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변화에 빨리 대응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시니어 시장에 주목받는 직업이 있다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이다. 특히 커뮤니티 케어, 치매예방 전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자 등 의료 분야의 IT 융합이 눈에 띈다. 전직지원 강사단, 경력 디자이너 등 다양한 컨설팅 직업도 뜨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사업이나 프로그램에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정부에서는 일자리를 늘리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단기적인 일자리다. 지속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물고기를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규적인 일자리는 주 5일을 채우는 풀타임 근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파트타임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직무를 발굴하고 새로운 일자리로 연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아날로그적 일자리 창출에서 방향을 바꾸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니어 인턴제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시니어 인턴제는 말 그대로 퇴직 이후 인생 2막을 살아가고 적응하기 위한 교육의 장이 돼야 한다. 일자리를 제공하는 구직기관은 시니어를 가르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을 시킨다는 것보다는 배움의 장으로서 시니어 인턴제를 활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시니어 취·창업 시장 전망은 어떤가
“취업 시장 전망은 앞으로 어떤 일자리가 발굴되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4차 산업과 관련된 직무를 발굴해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경우 새로운 직업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처럼 일용직 형태로 곧 한계에 부딪히지 않을까. IT 기술의 발달, 사무자동화로 인해 줄어드는 일자리는 더 많을 것이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퇴직하고 전직시장에서 일한지 벌써 6년이 돼 간다. 컨설팅 강의, 내담 등 여러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이런 활동들이 제대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다.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책을 한 권 썼다. 다음 책은 좀 더 깊고 미래를 그릴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해 시니어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본인이 갈 수 있는 곳을 늘리는 방법은 자신을 다각화하는 것이다. 변화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면 한발짝도 나갈 수 없다. 인생 1막에 정점을 찍었으니 이제 내려올 일만 남았다, 더 잘해야 한다 등의 생각으로 부담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 인생 1막도 처음부터 잘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고, 천천히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성장하면 된다.”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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