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가치 연일 추락…골드만삭스 "유로 사라"

입력 2021-04-20 17:13   수정 2021-04-21 00:56

대규모 부양책과 통화완화 정책에도 올해 들어 고공행진을 해왔던 미국 달러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유럽 등 경쟁 시장이 경제 재개에 나설 조짐을 보이는 데다 미 국채 금리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달러 대비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유로화에 베팅할 것을 추천했다.
경기 회복세 강해졌는데 약달러
19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영업일 대비 0.52% 급락한 91.065로 마감했다. 지난달 3일(90.942) 이후 약 50일 만의 최저치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발생 후 꾸준히 떨어졌던 달러인덱스는 올초부터 이상 급등했다. 지난달 30일엔 93.321로 작년 11월 초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회복할 게 확실시되면서 강달러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해석이다.

달러 가치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건 이달 들어서다. 소득 소비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 개선이 본격적으로 확인되고, 기업들의 ‘1분기 깜짝 실적’이 쏟아지는 상황이어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가장 큰 배경으로는 유럽 등의 경기 회복 기대가 꼽힌다. 유럽 내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확대되면서 미·유럽 간 성장률 격차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 “1억 회분의 화이자 백신을 유럽에 추가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날 달러인덱스는 올 2월 초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 국채 금리가 약세를 보인 것도 달러 가치 하락을 압박해온 요인 중 하나다. 국채 금리가 떨어지면 글로벌 자본이 미국에서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들어 연 1.6%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프랑스 금융회사 크레디아그리콜의 발렌틴 마리노프 외환 책임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달러 환율이 지난달과는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국채 금리 하락과 함께 대규모 유동성이 미국에서 유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증시가 뛰면서 안전자산으로 인식돼온 달러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는 지적도 있다.
대체재인 금값은 연일 최고치
외환 전문가들은 약달러에 베팅하고 있다. 미 정부가 작년부터 4조달러 이상의 부양 자금을 푼 만큼 달러 가치 희석 효과가 지속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외환중개업체 페퍼스톤의 크리스 웨스턴 분석가는 “적어도 당분간은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 전망(3개월 후)을 종전 유로당 1.21달러에서 1.2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유로화의 투자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 은행의 자크 팬들 외환담당 책임자는 “앞으로 수개월 내 유럽에서 백신 공급이 대폭 늘어나고 입원율은 떨어질 것”이라며 유로화 및 유럽 주식 투자를 권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럽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내년엔 3.9%를 찍을 것”이라며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복귀할 시점이 머지않았다고 봤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국제 금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금은 달러 자산의 대표적인 대체재 중 하나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1772.25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2월 25일(1775.40달러)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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