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반도체 소재' 질산 증설…1위 휴켐스 위협

입력 2021-04-21 17:33   수정 2021-04-22 02:01

휴켐스가 독점해 온 국내 질산(HNO3) 시장이 경쟁 체제로 바뀔 전망이다. 한화가 질산 사업 진출을 선언해서다. 질산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세정용 소재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맞물리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21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질산의 원료가 되는 암모니아 가격은 이달 들어 t당 480달러 선까지 올랐다. 2014년(566달러)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전년 동기(277달러) 대비 73.3% 급등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이 풀가동되고 있는 데다 자동차와 가구, 건설 내장재 등의 수용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질산에 톨루엔을 결합하면 DNT, 벤젠을 섞으면 MNB, 암모니아를 더하면 초안이 만들어진다. DNT와 MNB는 자동차와 가구·건설 내장재로 쓰이는 폴리우레탄 재료로 활용된다. 초안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세정제, 폭약 제조에 쓰인다.

국내 질산 시장은 태광실업의 정밀화학 자회사인 휴켐스가 90%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휴켐스의 연산 생산능력은 110만t이다.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조성하는 질산 6공장이 2024년 완공되면 생산능력은 150만t으로 늘어난다. 아시아 최대 규모다.

질산은 초기 투자비가 많이 소요되고, 인화성이 높은 위험물질이어서 운반이나 안전관리가 어렵다. 다른 기업들이 질산 시장 진입을 꺼렸던 이유다. 휴켐스는 한국바스프, ㈜한화, OCI 등과 장기공급 계약을 맺고 질산을 공급해 왔다. 휴켐스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16.0%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수요 증가 등으로 질산 공급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기업들도 질산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화 글로벌 부문은 2023년까지 1900억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40만t 규모의 질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공장이 완공되면 ㈜한화의 질산 생산량은 총 52만t으로 늘어난다. 질산 독자 생산을 통해 휴켐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반도체 세정제 등 정밀화학 분야로 사업 전환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학업계는 올해 경기회복에 따라 질산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업체들이 질산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서둘러 장기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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