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전직 대통령 사면 국민 통합 고려해야"

입력 2021-04-21 17:37   수정 2021-04-22 00:48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국민 공감대와 국민 통합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초만 해도 사면에 대해 “말할 때가 아니다”라던 입장에서 더 전향적으로 바뀐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한 오찬간담회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인간적으로 안타까우나 개인적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박 시장은 “전직 대통령은 최고 시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렇게 계셔서 마음이 아프다”며 사면을 건의했고, 오 시장도 “같은 생각”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수감돼 있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며 “두 분 다 고령이고 건강도 안 좋다고 해서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이 문제는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도록 작용을 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면에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에게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한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언론 인터뷰 발언으로 촉발된 사면론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통합형 정치인’으로 꼽히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6일 국무총리로 지명된 이후 정치권에서는 사면론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말할 때 아냐→수감 가슴아파"…문 대통령 'MB·朴 사면' 가능성 열어놔
김부겸 총리 후보자가 건의 땐 여권 내 논의도 탄력 받을 듯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과거에 비해 전향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정치권에서 사면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통합형 정치인’으로 꼽히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신임 국무총리로 지명된 만큼 취임 후 사면을 건의하고, 문 대통령이 이에 화답하는 형식으로 ‘중대 결심’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면론은 야권을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사면은 많은 분이 바라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대통령에게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4·16 개각 다음날인 지난 17일 SNS를 통해 “문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기 전 가급적 빨리 전직 대통령 사면을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직 여권에서는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동조하는 의견이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에게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언급한 뒤 강성 민주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 사면은 ‘금기어’가 되다시피 했다. 김 후보자도 지난 20일 출근길에서 ‘이·박 전 대통령 사면이 국민 통합 카드로 유효하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충분히 파악할 시간이 없어 답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 역시 문 대통령의 사면 언급과 관련해 “동의나 거절 차원의 말씀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던 문 대통령이 사면 가능성을 열어놓은 취지의 발언을 한 만큼 여권에서도 사면론이 점차 무르익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구·경북(TK) 출신인 김 후보자가 사면 요구가 강한 이 지역 민심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 후보자는 16일 인사 발표 후 “현장 목소리를 가감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협치와 포용, 국민 통합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도 검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계는 반도체 전쟁 대응 등을 위해 이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다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오찬에서 이 부회장 사면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임도원/하수정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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