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버리 “증상 완화 수준 넘어선 파킨슨병 치료제 내놓겠다”

입력 2021-04-21 12:03   수정 2021-04-21 12:05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에선 디앤디파마텍 다당앤바이오 일양약품 펩트론 카이노스메드 등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셀리버리는 고분자 물질을 세포 안에 쉽게 넣을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미국 유럽 한국에서 임상 1·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파킨슨병은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파킨슨병 환자 수가 2016년 200만명에서 2037년 3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65세 이상 인구는 2010년 5억2000명에서 2050년 15억2000명으로 세 배 가까이 늘어난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 파킨슨병 환자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아직 파킨슨병을 완치하는 약은 나오지 않았다. 도파민을 보충하는 방식의 치료제가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파킨슨병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인 레보도파는 위장관에서 흡수된 뒤 뇌로 이동해 도파민으로 변환된다. 하지만 레보도파는 투약 기간이 길어질수록 약효가 떨어진다.

도파민 분해 효소인 'MAO-B' 'COMT' 등을 억제하는 약물이 출시돼 병행투여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항콜린 제제, 아만타틴 등 다른 약물들도 있지만 증상완화에 그치는 데다 이상운동증 어지러움 환각 등의 부작용이 문제다.

아직까지 근본적인 파킨슨병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 뇌혈관은 외부 물질이 뇌세포로 침투할 수 없도록 촘촘하게 구성된 뇌혈관장벽(BBB)으로 둘러싸여 있다. 일반적으로 재조합 단백질과 같은 고분자 물질의 100%, 저분자 물질의 97%가 BBB를 투과하지 못한다. 저분자 물질 일부가 BBB를 통과할 수 있지만 뇌신경세포가 아닌 다른 부위에도 영향을 미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뇌신경에 약물을 넣을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보니 뇌질환 치료제 개발도 어렵기 마련이다.

셀리버리는 고분자 물질이 세포에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TSDT' 플랫폼 기술을 재조합 단백질에 접목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치료제 ‘iCP-파킨’은 BBB를 투과해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동물실험 결과도 있다. 셀리버리는 이 약물이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알파시뉴클레인 단백질 응집체를 91% 제거하고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100% 복구시켜, 실험동물의 운동능력이 90% 이상 회복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셀리버리는 지난해 과학 저널인 ‘이언스어드밴시스에 iCP-파킨의 약리기전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셀리버리는 또 다른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도 추진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는 5개지만, 이들 모두 치료보다는 증상 완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BBB 투과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살리면 퇴행성 뇌질환 전반에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셀리버리는 2017년 iCP-파킨을 평가하는 대가로만 30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을 한 다국적 제약사와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시료 대량생산, 효능 평가, 독성 시험이 같이 진행되고 있다. 임상용 시료 생산은 미국 위탁생산(CMO) 기관인 케이비아이에서 하고 있다. 캐나다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아투카가 효능 평가를, 미국 CRO 기업인 코방스가 독성 평가를 담당한다. 셀리버리는 이들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세계 10위권 이내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계약을 논의 중이다.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는 “미국 유럽 한국 등 여러 지역에서 임상 1·2상을 병행해 안전성과 치료 효능을 증명하겠다”며 “임상 2상 후 치료목적사용승인(EAP) 신청도 추진해 iCP-파킨의 상용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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