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씁쓸한 법의 날…'법조 3축' 대한변협에 존재 이유 묻는다

입력 2021-04-23 16:53   수정 2021-04-24 00:03

내일(25일)은 ‘법의 날’이다. 국민 준법정신을 함양하고 법의 존엄성을 진작하기 위해 대한변호사협회 주도로 제정된 지 반세기가 지났다. 법의 날에 돌아보는 대한민국은 과연 준법 사회이며, 법치는 최고 가치로 존중되고 있는가.

민주국가의 기본인 준법과 법치가 법조인만의 과제는 아니다. 국민 전체의 권리이자 의무다. 물론 입법권을 수행하는 국회와 공당(公黨), 행정권을 위임받은 국가기관의 책임이 더 크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 해도 공직을 감시하고, 법치주의를 계도하는 법조계를 빼고는 ‘법과 민주주의’라는 담론을 말하기 어렵다. 정치 선진화뿐 아니라 경제성장, 문화적 성숙, 다원화된 사회를 이루는 데 미치는 법조계 영향과 역할은 그만큼 크다.

그런 점에서 재야 법조계를 대표하는 대한변협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법원과 검찰 등 재조(在朝)에서 유난히 잦았던 편법·탈법 등 법치 훼손에 대해서는 새삼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조국·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비상식적 행태와 국가 형사법 체제의 근간을 흔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날림 설립’만이 아니었다.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의 사법부에서는 또 어떤 일이 벌어졌나. 정부와 법원의 일탈적이고 때로는 위법적 행위에 대해 대한변협이 법률전문가들의 최고 법적 단체로서 본연의 역할을 해왔는지 의문이다.

대한변협은 특정 성향의 일부 변호사 단체와는 법적 지위와 기능이 다르다. 변호사법에 따른 변호사 자격심사와 회원관리 업무부터가 국가에서 위임받은 사무다. 인권과 공익, 정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온 전통은 한 차원 높은 사회적 책무로 국민에게 각인돼 있다. 그런데도 직전 변협 회장은 공수처장을 뽑고 공수처 인력을 임용하는 과정에서의 처신으로 의혹과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업무를 시작한 현 이종엽 회장은 ‘선거관리위원회 편파 논란’ ‘검찰총장 인사’ 같은 중요 사안에도 이렇다 할 메시지가 없다. 신중한 것인지, 침묵하기로 작정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중견 변호사가 1200쪽이 넘는 검찰 과거사진상조사단 자료로 엉터리 같은 ‘김학의 재조사 사건’을 폭로했고, 검찰총장 인선은 후보추천위원회 활동만으로도 연일 논란이다. 법원에는 국민 상식에 어긋나는 재판이 널려 있다. 대한변협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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