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조이려는 글로벌 중앙은행…환율 1120원 돌파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1-04-23 11:46   수정 2021-04-23 13:53

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매의 발톱을 드러낼 조짐이다. 캐나다중앙은행(BOC)이 세계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나선 데 이어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기조 흐름도 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이퍼링 우려에 외국인 투자금이 국내 증시 이탈 속도가 빨라지고 그만큼 달러도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달러 강세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120원 선에 머무를지 주목된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1시38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원60전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119원90전에 거래중이다. 환율은 이달 13일 1125원90전까지 뛰는 등 1120원 선을 웃돌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연 1.7%대로 치솟았던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연 1.5%대로 내려가면서 환율도 1120원을 밑돌았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올라갔고 그만큼 원화가치가 뛰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환율은 출렁임이 커지면서 재차 1120원 선에 머무를 조짐이다. 테이퍼링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티프 매클럼 BOC 총재는 다음주부터 채권 매입 규모를 25%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BOC의 채권 매입 규모는 주당 40억캐나다달러인데 다음주부터는 30억캐나다달러(약 2조7000억원)로 줄이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3월부터 BOC는 매주 50억캐나다달러어치의 국채를 매입해왔다. 지난해 10월에도 매입 규모를 주당 50억캐나다달러에서 40억캐나다달러로 줄이긴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에는 대신 국채 장기물 매입을 늘리는 방식을 택해 테이퍼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코로나19 사태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테이퍼링을 발표한 것이다. 매클럼 총재는 현재 연 0.25%인 기준금리 인상 시기도 예정보다 앞당길 수 있다고 했다.

캐나다의 결정에 주요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 가능성도 커졌다. 물론 Fed는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하면서 양적완화 정책인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PEPP를 놓고 "단계적인 폐지를 논의하지 않고 있으며, 필요하면 PEPP를 더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Fed와 ECB의 단언에도 시장은 이르면 6월부터 이들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가 다소 변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은 ECB의 6월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며 "올 2분기 백신 보급과 경기 개선 가속화, 물가 상승 압력 강화 등에 PEPP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백신 보급 속도가 빨라지면서 나날이 성장률 전망치가 올라가는 데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미국도 이르면 6~9월에 테이퍼링을 단행할 것이라는 JP모간을 비롯한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흡수하면 그만큼 주요국 통화가치도 뛰게 된다. 유동성을 홍수처럼 쏟아낸 Fed의 통화정책 변화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을 압도할 것이고, 그만큼 달러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달러 강세는 신흥국 통화·위험자산 선호도 약화로 직결된다. 지난 21일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증시에서 1조4325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1조70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환율이 1120원 선을 넘어 오름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하지만 환율 상승 흐름을 억제할 변수도 상당하다. 오는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 경우 환율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올 1분기에 1.3%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1% 중반대까지 나오는 등 한국의 성장세가 강하면 환율이 내림세를 보일 여지도 높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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