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품귀'가 불러온 투자 전쟁…중위권 업체도 나섰다

입력 2021-04-25 18:20   수정 2021-04-26 02:19

반도체업계 세컨드티어(second tier·차상위)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 반도체 공급 부족 심화로 칩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2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대만의 D램 업체 난야는 지난 20일 대만 북부 신베이 난린과학단지에 3000억대만달러(약 11조9000억원)를 투자해 12인치 웨이퍼 기반 반도체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착공에 들어가고 총 7년간 3단계로 나눠 투자를 집행한다. 2024년부터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대 최신 D램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난야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 4분기 기준 2.9%로 세계 4위다. 삼성전자(42.1%), SK하이닉스(29.5%) 등과는 격차가 상당하다.

난야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시장을 독식하기 힘들 만큼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지난해 653억달러에서 2022년 1044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난야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해 1~2위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줄일 계획이다.

낸드플래시 분야에선 웨스턴디지털(WDC), 마이크론 등 세계 4~5위권 미국 업체 움직임이 눈에 띈다. 미국 기업들은 세계 2위 일본 키옥시아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순위는 삼성전자(32.9%), 키옥시아(19.5%), WDC(14.4%), SK하이닉스(11.6%), 마이크론(11.2%) 순이다. WDC와 키옥시아가 합병하면 삼성전자 점유율을 뛰어넘는다.

공급 부족이 심각한 파운드리 시장에선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GF는 미국, 싱가포르, 독일 공장의 생산량 증대를 위해 올해 14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입한다. 2022년 목표로 기업공개(IPO)도 추진 중이다. GF의 기업 가치는 200억달러로 추산된다.

GF는 세계 2위를 유지하며 1위 TSMC를 위협했던 파운드리산업의 터줏대감이다. 2017년께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부담 때문에 7㎚ 이하 초미세공정 진입을 포기한 이후 침체기를 겪었다. 지난해엔 세계 시장 점유율이 4위(7%)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육성책을 발판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컨드티어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D램·낸드 세계 1위, 파운드리 세계 2위 삼성전자는 뚜렷한 대응책을 못 내놓고 있다. 연간 투자 계획에 따라 반도체 사업에 30조원 안팎의 시설 투자를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파운드리 공장 증설과 평택공장 추가 투자 등 특단의 대책 발표는 계속 미뤄지는 상황이다.

황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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