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상화 美 "뉴욕 관광버스 타려면 2시간 줄 서야"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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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4-26 11:28   수정 2021-04-26 14:49

경제 정상화 美 "뉴욕 관광버스 타려면 2시간 줄 서야" [르포]

24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중심지인 타임스퀘어에 들어서자 ‘Welcome back NYC’(뉴욕의 귀환 환영)란 대형 전광판이 눈에 들어왔다. 인근 거리는 토요일 오후를 즐기려는 인파로 걷기 힘들 정도였다. 작년 3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뒤 유령 도시로 변했던 뉴욕은 세계 최대 상업 도시이자 관광지 입지를 거의 회복하는 모습이었다.
‘사진찍기용’ 인형 캐릭터들 20여명
오랜만의 주말 대목을 맞은 덕분인지 자전거 택시가 수십여 대 보였다. 팬데믹 이후 사실상 자취를 감췄던 뉴욕의 명물이다. 손님을 기다리던 이반 화이트 씨는 “요금은 택시마다 제각각인데 나는 보통 20달러 정도 받고 있다”며 “뉴욕에만 자전거 택시 등록자가 850명 일하고 있어 값을 올려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타임스퀘어 앞에선 미키마우스 포켓몬 헐크 범블비 등 다양한 캐릭터 복장을 한 20여 명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었다. 배트맨 복장을 한 사람은 “팁 개념으로 한 번 찍을 때 5달러씩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행인이 워낙 많이 쏟아진 탓인지 2인 1조로 구성된 ‘네이키드 카우보이’는 타임스퀘어를 떠나 조용한 골목에서 기타를 연주했다.

이날 오후엔 수시간동안 광장 앞 4차선 도로의 차량 통행이 일제히 차단됐다. 차량을 통제하던 한 경찰은 “예상보다 인파가 너무 많이 몰린데다 일부 시위 예고도 있었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 일단 차량 진입을 막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임스퀘어관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타임스퀘어 방문객은 하루 평균 11만853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16만9559명) 대비 34.6%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바이러스 충격이 본격화했던 작년 4월(3만3320명)보다는 세 배 넘게 늘었다. 이달엔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게 상인들의 기대다.

이미 뉴욕시의 교통량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가 이달 1~22일 뉴욕시 유료 교량 및 터널의 통행량을 집계한 결과 하루 평균 82만5373대로 나타났다. 작년 2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은 통행량이다. 뉴욕의 악명 높은 상습 정체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호텔 점유율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관광 정보업체인 STR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의 뉴욕 시내 객실 점유율은 52.2%였다. 1월(38.0%)보다 크게 늘었다.
한국 라인프렌즈 매장엔 대기줄 50여m
시내 거리 곳곳엔 최근까지 보기 힘들었던 긴 줄이 생겼다. 가게 안에 들어가기 위한 대기자들이다.

캐릭터 인형과 셔츠, 모자 등을 판매하는 네이버 라인프렌즈 매장 앞의 대기 줄은 50m를 족히 넘어 보였다. 우연히 이 곳을 찾았다가 호기심에 줄을 서는 사람도 있었다. 직원들은 일일이 열을 체크한 뒤 입장을 허용했다.

이날 오후 늦게 줄을 서던 한 중년 남성은 “자녀가 k-팝 스타인 BTS 팬이어서 서둘러 왔는데 저녁 7시에 문을 닫는다고 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애슐리란 이름의 매장 직원은 “방역 수칙에 따라 한 번에 25명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며 “BTS가 디자인에 참여한 캐릭터 상품 인기가 많다”고 소개했다.


인근 디즈니 캐릭터 매장 앞의 줄은 100여m에 달하기도 했다.

크리스피크림 맥도날드 등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주변 패스트푸드점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실내 식사를 꺼리는 분위기 탓이다.

특히 맥도날드 매장 안은 직원 카운터가 대폭 축소되고 대형 무인 주문기 9대가 설치돼 있었다. 이 매장 직원은 “감염 우려 등 여러 이유로 작년에 무인기가 대거 들어왔다”고 했다.

행인들 중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만 걸친 사람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뉴욕 시내를 오가는 2층짜리 관광버스엔 사람이 몰리면서 최장 2시간을 기다려야 탑승할 수 있었다. 길거리에서 버스 티켓 등을 파는 호객 행위도 많았다. 한 판매원은 59달러짜리 당일 관광버스 패키지를 39~49달러로 낮춰 주겠다며 결제를 유도했다. 예년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불편한 점도 있었다. 패스트푸드점 등이 방역 강화를 이유로 대부분 외부인의 매장 내 화장실 사용을 금지했다. 공중 화장실을 찾기도 어려웠다.

타임스퀘어와 맞물려 있는 브로드웨이 극장가에도 찬바람은 여전하다. 길거리에서 극장 표를 파는 단바키 샤하니 씨는 “코메디에 한해 제한적으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선 백신 당일 접종 가능…주점 자정 영업도
뉴욕시는 지난주부터 식당과 주점의 영업을 자정까지 허용하기 시작했다. 종전엔 방역을 이유로 오후 11시까지만 허용했다. 지난 23일부터는 야외에서 열리는 경마와 자동차 경주 행사도 허용했다.

광범위한 백신 배포에 힘입어 경제 정상화에 속도가 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뉴욕을 포함한 대부분의 주에선 16세 이상이면 모두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백신이 남아돌 정도로 많아서다.

지난 주말부터는 예약 없이 시내 35개 접종소를 찾으면 별 다른 절차 없이도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증빙 서류를 다 갖추지 않았더라도 뉴욕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당일 현장을 찾더라도 우리는 다 수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별도로 마스크 착용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6월까지 실외 마스크 착용 규정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재 뉴욕의 접종률은 45%로, 미국 평균(42%)을 웃돈다.
뉴욕은 본격적인 관광객 유치에도 나서기로 했다. 오는 6월부터 3000만달러를 들여 관광 홍보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팬데믹 이전의 관련 캠페인 예산(300만달러) 대비 10배 더 투입하겠다는 복안이다.
2019년 뉴욕을 방문한 관광객은 6660만 명에 달했지만 작년 방문객은 2230만 명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는 게 시의 집계 결과다.
캘리포니아도 “백신 접종 완료…천국 같은 날씨 만끽”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도시인 샌 리앤드로의 마리나 공원도 하루종일 붐비는 모습이었다. 가족들과 야외 바비큐를 즐기고 축구하는 사람이 많았다.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도 줄을 이었다.

실리콘밸리의 중심 도시인 새너제이의 쇼핑거리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의 명동과 흡사한 샌터나 로우 쇼핑거리. 이 곳 식당 앞은 오후 4시에도 긴 줄이 형성됐다. 주(州)정부가 실내 영업을 허용한 지난달만 해도 감염 우려 때문에 손님이 많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풍경이다.

레스토랑을 찾은 스테판 뮐러 씨는 “주말이라 가족들과 나왔다”며 “지난주 가족들 모두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끝냈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북부의 최대 아울렛인 샌프란시스코 프리미엄 아울렛에도 인파가 몰렸다. 일부 가게는 팬데믹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의류 매장 직원은 “최근들어 갑자기 손님이 늘어났다”며 놀라워했다.

캘리포니아 경제가 정상화하고 있는 것 역시 백신 배포 덕분이다. 캘리포니아에선 올 초 하루 확진자가 5만 명을 넘었으나 요즘엔 2000명을 밑돌고 있다.

다만 여전히 불안해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리나공원에서 만난 라일 패트릭 씨는 “백신 접종 개시 후 식당 내 식사까지 허용되자 사람들의 경계심이 확 풀렸다”며 “마스크를 안 쓴 채 운동하거나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졌다”고 꼬집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실리콘밸리=김재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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