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기 심각"…먼저 움직인 경제단체들

입력 2021-04-27 17:31   수정 2021-04-28 01:16

경제 5단체장들이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건 그만큼 경제 회복이 절실할 뿐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전쟁 격화라는 위기 상황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제단체가 기업인의 사면을 건의한 건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그동안 경제단체는 대통령의 사면권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사면 건의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지난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부회장 사면을 공식 건의하겠다고 밝힌 지 2주일 만에 건의문 작성과 단체장 서명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단체장들은 글로벌 반도체 전쟁을 돌파하기 위해선 삼성전자 총수인 이 부회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반도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 경쟁국은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한국 반도체산업은 새로운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치열해지는 반도체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지면, 그동안 쌓아올린 세계 1위 지위를 하루아침에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체장들은 기업의 잘못된 관행과 일탈은 엄격한 잣대로 꾸짖어야 하지만 경제 회복에 이 부회장의 역할이 있음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산업 주도권을 쥐기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라며 “이 부회장이 한국 반도체산업을 지키고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할 수 있도록 화합과 포용의 결단을 내려주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면 건의는 손 회장이 주도했다. 손 회장은 한경 인터뷰에서 “지금은 한국 경제를 위해 이 부회장이 필요한 시기”라며 “세계 반도체 전쟁이 시작됐는데 1년이 넘는 형기 만료를 느긋하게 기다릴 순 없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16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단체장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이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지방 경제계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광주와 전남지역 8개 경제단체는 이날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냈다.

경제계 외에서도 이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25개 교구 본사 주지들은 지난 12일, 유림 대표 조직인 성균관은 26일 각각 이 부회장의 사면을 정부에 건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사면에 대한 건의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아직 검토한 바 없으며 지금으로서는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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