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姓'도 쓸수 있다…"비혼 출산·동거 커플, 가족으로 포용"

입력 2021-04-27 17:35   수정 2021-05-05 15:59

1인 가구가 늘고, 방송인 사유리 씨(41)의 ‘비혼 단독 출산’ 등이 이슈화하면서 ‘가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정부는 이런 변화를 반영해 관련 법령과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여성가족부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수립해 27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 출생신고 때 자녀의 성(姓)을 아버지 또는 어머니 성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비혼 동거 커플이나 위탁가족도 법률상 가족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이번 계획의 핵심이다. 이번에 마련된 건강가정기본계획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정부 가족정책의 근간이 된다.
다양한 형태 가족 인정 추진
여가부는 민법 규정에서 기존 가족 정의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혼인·혈연·입양만을 건강가족기본법상 가족으로 인정하는 현행 법률도 바꿀 계획이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건강가정기본법상 가족 범위와 정의 규정을 개선해 확대하면 다른 법에 내포돼 있는 차별적 조항에도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30.2%, 2인 이하 가구는 58.0%에 달했다. 전형적 가족 형태로 여겨지는 ‘부부와 미혼 자녀로 이뤄진 가구’가 2010년 37.0%에서 29.8%로 쪼그라든 것과 대비된다.

비혼 동거 가정도 가족으로 인정받도록 추진함에 따라 가정폭력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적 ‘배우자’ 범위에 동거인도 포함할 계획이다. 다만 정 장관은 비혼 동거 범위에 ‘동성 부부’가 포함되는지 여부에는 “국민들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자녀의 성은 아버지 성을 우선하던 ‘부성 원칙’에서 ‘부모 협의 원칙’으로 전환한다. 현행 민법은 엄마 성을 따르는 것을 ‘예외’로 규정하고 있어 비혼·한부모 등의 가족 자녀에게 차별적 인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미혼모가 양육하는 자녀의 존재를 친부가 뒤늦게 알게 됐을 때, 아버지가 자신의 성을 강제할 수 있도록 한 현행 민법 조항도 개정한다.
‘비혼 단독 출산’ 사회적 논의 시작
방송인 사유리 씨처럼 결혼하지 않고 홀로 출산하는 비혼 단독 출산에 관해서는 정책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오는 6월까지 난자·정자 공여, 대리출산 등 생명윤리 문제와 비혼 출산 시술에 대해 국민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정자 공여자의 지위, 아동의 알 권리 등 관련 문제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과 배아생성 의료기관 표준운영 지침 등 제도 개선 필요성이 있는지를 검토할 계획이다. 정 장관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20대의 55%, 30대의 56% 정도가 수용할 수 있다고 답한 조사 결과가 나온 데서 알 수 있듯이 비혼 출산에 대한 우리 사회의 수용도가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부모의 자녀 양육 책임 강화
부모의 자녀 양육 책임에 대한 법적 근거도 강화한다. 특히 한부모 가정에서 아이의 양육 책임을 지지 않아 논란이 됐던 이른바 ‘배드 파더스’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현행 양육비 이행명령은 통상 3개월간 이행하지 않으면 감치 처분 신청이 가능한데, 30일 동안 이행하지 않으면 감치 처분이 가능하도록 기간이 단축된다. 감치 명령 후에도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출국금지 요청, 명단공개, 형사 처벌 등이 가능해진다.

자영업자, 프리랜서, 예술인, 플랫폼 노동자도 육아휴직 대상이 되도록 추진하는 방안을 담았다. 육아휴직 적용 대상자를 임금근로자에서 일하는 모든 취업자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80%, 최대 월 150만원으로 인상한다. 정 장관은 “코로나19 시대엔 가족의 개인화·다양화·계층화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양한 가족을 포용하고 안정적 생활 여건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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