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삐걱대는 IMM PE의 화장품 볼트온 전략...작년 1400억원 순손실

입력 2021-04-28 09:32   수정 2021-04-28 09:34

≪이 기사는 04월27일(05:4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 IMM PE의 ‘화장품 볼트온 전략’이 삐걱대고 있다. 같은 업종 기업을 여럿 인수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볼트온 전략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보유 화장품 기업들이 동시에 적자를 내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IMM PE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경영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비상장사 리프앤바인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순손실 14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449억원 순손실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매출은 3075억원으로 같은 기간 27.2% 줄고, 영업손실은 842억원으로 전년(-145억원)보다 6배 가까이 늘었다.


리프앤바인은 IMM PE 소유의 회사다. 특수목적법인(SPC)인 비너스원을 통해 지분 100%를 들고 있다. IMM PE는 2017년 6월 ‘미샤’로 유명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하며 리프앤바인을 투자 주체로 내세웠다. 당시 에이블씨엔씨 지분 53.5%(현재 59.2%)를 인수하는 데 3274억원을 들였다.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을 포함해 그해 IMM PE가 투자한 돈은 3903억원에 이른다.

이후 IMM PE는 에이블씨엔씨를 앞세워 2018년 미팩토리, 2019년 지엠홀딩스와 제아에이치앤비 등 여러 화장품 회사를 차례로 인수했다. IMM PE→리프앤바인→에이블씨엔씨→미팩토리·지엠홀딩스·제아에이치앤비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만들었다. 동종 업종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추구하는 볼트온 전략이다. 에이블씨엔씨 기업 가치를 높여 더 비싼 값에 팔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터진 코로나19로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미팩토리(-34억원), 지엠홀딩스(-57억원), 제아에이치앤비(-196억원) 등 추가로 인수한 기업이 모두 지난해 순손실로 적자 전환한 탓이다. 이들 기업 지분을 100% 가진 에이블씨엔씨도 지난해 순손실이 978억원으로 전년보다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회사 설립 이후 최대다.



에이블씨엔씨 경영진의 전문성 부족도 저조한 실적의 원인으로 꼽힌다. IMM PE 출신이 경영을 맡으면서 구조조정과 비용 효율화, 신사업 추진, M&A 등을 숨 가쁘게 진행해왔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직원들의 피로도만 높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을 키운다고 했지만 아직은 양쪽 모두 어정쩡한 상태”라며 “브랜드나 제품 전략에서도 소비자의 눈길을 끌 만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는 IMM PE에 인수된 후 회사 대표 변경 공시만 7번 냈다. 지난 2월부터는 이해준 IMM PE 투자3부문 대표가 각자대표에서 물러나고, 조정열 단독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작년 3월부터 경영에 참여한 조 대표는 K옥션, 쏘카, 한독 대표를 거쳤다. 마케팅과 브랜드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조 대표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에이블씨엔씨 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투자 차익은커녕 본전 회수도 쉽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에이블씨엔씨 주가는 코로나19 전부터 내리막을 걸어 2017년 말 1만6600원이던 주가가 작년 말 7400원으로 반 토막 났다. 올들어 다른 화장품주들이 반등하는 동안에도 에이블씨엔씨는 주가는 제자리에서 요지부동이다.


IMM PE가 에이블씨엔씨 인수가를 높게 불러 현재 보유 지분 59.2%의 주당 평균 매입가는 2만5000원대다. 2900억원 가량의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리프앤바인은 이를 손상차손으로 반영해 자본총계를 줄여왔다. 작년 순손실이 1400억원을 넘은 것도 각종 손상차손을 반영해 영업외비용으로 1035억원을 계상한 탓이다. 영업권 손상차손이 676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에이블씨엔씨 장부가를 1272억원에서 1024억원으로 248억원 깍았고, 지엠홀딩스는 장부가 236억원을 전액 손상차손 처리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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