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마지막 선물…유산 60% 국민 품에

입력 2021-04-28 17:40   수정 2021-04-29 18:45


한국 경제사의 거목인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대한민국에 마지막 선물을 남겼다. 이 회장은 1987년 삼성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며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넘어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뜻은 유족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 26조원의 유산 중 60%를 세금과 기부 등을 통해 사회에 되돌려주기로 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규모의 사회 환원이다.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은 28일 삼성전자를 통해 이 회장의 유산 처리 방안을 밝힌 입장문을 내놨다. 12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성실하게 내는 것을 넘어 유산 중 상당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것이 입장문의 핵심이다.

이 회장의 유산은 삼성 계열사 지분과 미술품, 부동산 등을 합해 26조1000억원 선이다. 이 중 상속세 12조5000억원, 순수 기부 1조원, 미술품 기증 2조원 등 15조5000억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로 했다는 것이 유족의 설명이다.

눈에 띄는 사회 환원은 의료 분야의 1조원 기부다. 국내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5000억원을 기부하는 등 감염병과의 전쟁에 7000억원을 내놓기로 했다. 코로나19가 한국을 비롯한 전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병원 건립 자금을 뺀 2000억원은 감염병 대응 국가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쓰인다. 3000억원은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을 앓는 1만7000명의 아동을 돕는 데 쓰기로 했다. 비싼 치료비 탓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가 지원 대상이다.


이 회장이 평생 수집한 개인소장 미술품 2만3000여 점은 국가 박물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과 개인 소장 고미술품 2만1600여 점은 국립박물관에, 김환기 화백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등 근대 미술품 1600여 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맡긴다. 모네,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샤갈, 피카소 등 유명 서양 미술 작품도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넘어간다.

미술계에선 이 회장이 기증한 소장품의 감정가는 2조원대지만 실제 가치는 이보다 훨씬 더 크다고 설명한다. 해외 경매 등을 통해 작품을 내놓을 경우 최대 10조원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소장품의 수준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 환원 결정은 그동안 면면히 이어진 이 회장의 기부 철학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유족도 다양한 사회 환원 사업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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