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창형 거대도시'의 소멸 시작?…도심 가치 상승시대의 종말 [집코노미TV]

입력 2021-05-01 07:30   수정 2021-05-01 17:54


▶서기열 기자
전국민이 내집마련 하는 그날까지, 여러분의 내집마련 도우미 서기열입니다. 서기열의 집터뷰, 오늘은 집값은 잡을 수 있는가라는 책을 내신 이상현 명지대 교수님 다시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도시계획가로서 팽창형 거대도시가 4차산업혁명으로 소멸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서울은 어떻게 될까요.


▷이상현 교수
집값이 자꾸 오르는 게 소위 팽창형 거대도시라는 도시공간의 구조 때문에 그런 겁니다. 팽창형 도시구조라는 건 도시가 계속 커나가는 거예요. 쉴새없이 커나가는 겁니다. 지금 살아계신 분들의 100% 다 그런 팽창형 거대도시 속에서 태어나셨어요. 그게 뭐나면 태어나는 순간부터 서울은 계속 크고 있었어요. 그리고 앞으로 여전히 거대도시가 계속 지속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저거하고 비슷해요. 우리가 자본주의가 200년 넘게 경제성장을 쭉 해왔잖아요. 고도의 성장. 그러다 보니까 계속 성장하는 게 자연스러운 거 아닌가라고 오해를 하는 것처럼 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팽창형 거대도시,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거 아닌가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게 더 이상 그렇지 않을 거란 겁니다. 그리고 부동산 가격은 그 팽창형 거대도시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런데 계속 늘어날 거야. 그러니까 원래 요만한 동네에 있었는데 이만큼 늘어나면 여기는 가치가 더 늘어난 겁니다. 더 가치가 올라갑니다, 더 가치가 올라갑니다. 계속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것만 보고 사셨기 때문에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건데.

자, 그런데 팽창형 거대도시가 더 이상 작동하기를 정지하면요. 팽창형 도시구조에 기반을 둔 부동산 가격체계는 무너지게 되는 거죠. 그건 이제 저만 알겠습니까. 다 아는 얘기죠. 미래학자들 다 얘기를 합니다. 특히 4차산업혁명을 얘기하죠. 4차산업혁명에서 제일 중요한 건 뭐냐면 로봇. 이 로봇이란 단어는요. 어떤 의미를 갖냐면 사람이 최소한 일하기 위해선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죠. 우리가 뭔가 소비를 하기 위해서 물건을 사거나. 그런데 물건 사는 것도 이제 택배가 워낙 발전해서 물건 안 사러 다니잖아요. 그리고 워낙 물건은 사러 가는 것보다 배달해주는 게 더 효과적인 것이고. 열 사람이 다 가서 산다? 그것보다 한 사람이 열 사람에게 배달하는 게 훨씬 동선이 짧죠.


▶서기열 기자
물류센터에서 바로 수요자의 집까지.

▷이상현 교수
그게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었는데 그걸 못 했던 거죠. 왜냐면 수요자가 언제 어디에 있는지를, 어디에 얼만큼 있는지를 몰랐기 때문에. 그런데 전환이 됐습니다. 휴대폰, 인터넷. 다 있기 때문에 배달의 시대가 도래한 것도 당연한 거예요. 더 이상 배달의 시대는 되돌아가진 않을 것 같아요. 도시의 특정한 길목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올라갔던 그런 시절은 이제 지나가게 되는 거죠.

그런 생각들은 누구나 다 했었는데 그래도 이런 생각이었다가 그걸 확실하게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줬지 않습니까. 그게 코로나예요. 미국 같은 재택근무를 예전에도 몇 번씩 시도했었는데 다시 되돌아오고 그랬죠. 그랬는데 이제 이번엔 조금 더 장기적으로 해보면서 이거 괜찮네.

이건 뭐 CNN 뉴스에 나왔던 내용들인데 대기업들이 그러면 도심으로 출근하는 걸 일주일에 2~3일로 줄여버려. 그리고 2~3일은 집에서 해. 그런 정도로 도심 출근 빈도를 줄이게 되면 사무실 공간을 줄일 수 있답니다.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그래서 해보니까 괜찮아요. 그래서 이제 더 이상 도심 사무소 공간을 그렇게 크게 유지할 필욘 없겠다, 그래서 축소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제 그런 일들이 하나둘씩 나타나는 거죠.


▶서기열 기자
그래서 이제 팽창형 거대도시의 소멸, 혹은 종말을 고하고 있다.

▷이상현 교수
소멸이 이어지는 건데 거기서 한 마디만 덧붙이면 이런 겁니다. 이건 통계자료를 한 번 본 건데, 지금 미국이 코로나로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본 것처럼 느끼잖아요. 출퇴근도 잘 못하고, 생산이라든지 소비가 다 얼어붙으니까. 실제로 경제가 축소된 건 한 5% 정도밖에 안 되더라고요.

▶서기열 기자
네. -5%.

▷이상현 교수
경제학자들이 보기에 5%면 대단하단 생각하실 거예요. 그런데 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겁니다. 이제는 우리가 더 이상 위치 종속적이진 않다는 거예요.

▶서기열 기자
도심으로 다 모여들지 않아도 된다.

▷이상현 교수
네.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거죠. 산발적으로 퍼져서 경제행위를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보는 피해는 5%밖에 안 된다고 보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팽창형 거대도시가 소멸하기 시작했다라고 보는 겁니다. 그러면 서울은? 팽창형 거대도시의 가장 대표적 사례가 뉴욕, 파리, 런던, 도쿄, 그리고 서울이에요. 그럼 이런 도시들의 미래, 운명도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자연스럽게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거다.

이제 팽창형 거대도시는 지속되지 않아, 그러니까 도심이 계속 비쌀 거다, 좋은 자리에 있는 집들이 비쌀 거라고 생각하지 마, 안 그렇게 될 거야. 이런 방식으로 설득을 해야 된다고 하는 거예요.

저는 아무래도 전공이 도시니까 200년 후를 보는 거예요. 200년의 눈을 갖고 보면 지금의 부동산 가격이 그렇게 오래갈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바로 그런 건 아니에요. 한 세대 정도? 한 30년. 이건 여기에 초점을 맞춰서 그래요.

2030세대분들, 200년의 눈으로 봤을 때, 장기적으로 볼 때 더 이상 팽창형 거대도시가 유지되지 않고, 또 부동산 가격이 그러게 유지되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여러분들 세대까지는 계속 됩니다.


▶서기열 기자
네. 오늘 이상현 교수님을 모시고 부동산 가격에 대한 전망, 그리고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예측까지 여러 가지 얘기 나눠봤습니다. 여러분의 내집마련 도우미 서기열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서기열 기자 촬영 김윤화 PD 편집 박성길 차장·김윤화 PD
디자인 이지영 디자이너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한경디지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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