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긱 근로자도 직원"…궁지 몰린 우버·리프트

입력 2021-04-30 17:12   수정 2021-05-01 01:17

마티 월시 미국 노동부 장관이 “긱(gig) 근로자들은 독립 사업자가 아니라 직원으로 분류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버 운전기사나 도어대시의 음식 배달원들이 사실상 기업에 소속된 근로자이기 때문에 실업보험, 연금 등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긱 기업들은 “노동 유연성과 자율성이 훼손되면 노사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친(親)노동 강화하는 바이든 정부
월시 장관은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긱 근로자들은 어떤 경우엔 독립적인 지위를 유지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며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경우 긱 근로자는 직원으로 간주돼야 한다는 게 내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월시 장관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보스턴시장을 지내다가 3월 말 바이든 내각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긱 근로자는 고용주의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을 맺고 일하는 임시직이다.

우버 리프트 도어대시 포스트메이트 등 긱 경제의 핵심 기업들은 피고용인 역할을 하는 운전기사와 배달원 등을 ‘계약자’로 분류해 왔다. 작년 대선 과정에서 ‘긱 근로자에 대한 지위 향상’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런 관행에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시 장관은 “긱 기업들이 매출과 이익을 내고 있는데 이에 대해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며 “다만 기업 성공의 과실이 근로자에게 흘러가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수개월간 긱 근로자를 사실상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과 접촉해 일정한 급여와 병가, 의료서비스 접근권 등을 보장하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긱 근로자들의 노조 성격인 ‘긱 워커스 라이징’은 별도 성명을 내고 “규제당국이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월시 장관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이날 뉴욕증시에서 긱 기업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우버는 5.99%, 리프트는 9.94%, 도어대시는 7.60% 떨어졌다. 하루 동안 사라진 시가총액만 150억달러에 달했다.
우버 “근로자도 유연근무 선호”
긱 기업들은 크게 반발했다. 독립된 사업자를 직원으로 분류하면 비용 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것이다. 다른 정보기술(IT) 업체와 달리 여전히 손실 폭이 크다는 하소연도 하고 있다. 최근 분기 실적에서 우버는 9억6800만달러, 리프트는 4억5800만달러, 도어대시는 3억12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우버는 성명을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차량 공유 기사들의 생각”이라며 “압도적 다수가 독립적이고 유연한 근무제를 선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어대시는 “우리 배달원들은 1주일에 평균 4시간만 일하고 있다”며 “이들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일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점을 중시한다”고 했다.

우버 등 긱 기업들은 국가 및 지역에 따라 다른 전략을 써 왔다. 우버는 지난 3월 영국에서 자사 운전기사 7만여 명을 직원으로 분류한 뒤 최저임금, 유급 휴가, 연금 등 혜택을 부여했다. 영국 대법원이 2월에 우버 기사를 직원으로 대우하라고 판결한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작년 11월 캘리포니아주 주민투표를 통해 기사들에게 정직원 혜택을 줄 필요가 없게 되자 운전자를 독립 계약자로 유지하는 대신 의료보험 보조금 등을 지급하는 식의 타협안을 마련했다.

≫ 긱 경제

gig economy. 정규직 대신 임시·계약직을 고용해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최근 경향을 일컫는 신조어. 1920년대 미 재즈클럽에서 단기 섭외한 연주자를 ‘긱’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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